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소설가 정지돈, 교제했던 여성 과거 일화 ‘무단 인용’ 의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 '브레이브 뉴 휴먼' 문제 제기

작품 속 `현지` 실명 및 가정사, 사생활 차용 주장

전 연인 사안 인정·사과 요구…출판사 논의 후 조처할 것

이데일리

작가 정지돈(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지돈(41) 작가가 과거 연인 사이였던 여성의 사생활과 가정사를 당사자 상의 없이 소설 속에 실명과 함께 차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소설가 정지돈 작가와 교제했었다고 밝힌 방송인 김현지 씨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현지, 김현지 되기’라는 글을 올리고 교제 당시 정지돈 작가와 나눴던 자신의 사생활과 가정사 이야기가 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현대문학, 2019)와 ‘브레이브 뉴 휴먼’(은행나무, 2024)에 인용됐다면서 작가에게 사안에 대한 인정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김씨에 따르면 2019년 초쯤 정 작가와 헤어졌고, 이후 활발히 활동 중인 과거 연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해 11월 출간했던 정 작가의 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를 서점에서 우연히 접한 후 “이 (연애)시기에 (둘이) 나눈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그의 작업에 쓰인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이데일리

김씨는 소설 속 에이치(H)라는 인물이 겪은 이야기 대부분 자신이 실제 겪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살았던 거주 지역, 제3의 인물인 스토킹 가해자에게 피해를 당했던 당시 상황, 자신이 실제 했던 말 등이 소설에 무단으로 쓰였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에이치가 “밸런스만큼 시시한 건 없다”고 말하는 부분, 스토킹을 기점으로 ‘나’와 에이치가 가까워지는 과정에 대한 문장들은 실제 사건과 흐름마저 일치한다. 거기엔 성적인 문장도 있었다”고 썼다.

고민 끝에 법조계에 있는 지인에게 자문을 구했으나 “법적으로 따지기 어렵다. 창작의 권리와 충돌한다”는 조언을 듣고 권리를 존중해 이 일을 잊기로 했지만 지난 4월 한 지인으로부터 “정지돈이 새로 발표한 소설을 당장 확인해보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김씨에 따르면 작가에게 창작의 권리가 있는 만큼, 정 작가가 새로 발표한 소설 ‘브레이브 뉴 휴먼’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유명 문학 잡지에 실린 소설의 비평을 통해 등장인물의 이름이 ‘현지’라는 사실을 확인 후 다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데일리

김현지 씨가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김현지, 김현지 되기’라는 글 일부 내용 캡처 이미지


김씨는 “글을 읽자마자 (소설 속 등장인물) 권정현지의 이야기가 그와 사귀는 동안 제가 말한 나의 이야기임을 알았다”며 “등장인물 이름이 현지일뿐더러, 제 가족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얄팍한 소설적 비유를 거치긴 했지만, 이 이야기는 사랑을 잘 모르는 어머니에게 헌신하고 가족을 유지해 보려고 평생 노력했던 저의 삶. 그러니까, 사귀던 시절 정지돈에게 들려주고 보여준 제 이야기와 일치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정 작가에게 무단 인용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정지돈의 ‘브레이브 뉴 휴먼’을 펴낸 은행나무 출판사는 작가와 논의를 거쳐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나무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소설이 출간되기 전까지 문제 제기한 부분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향후 작가와 논의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에 김봉곤 작가가 지인들과 SNS로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작품에 인용해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당시 출판계에서는 창작 윤리와 작가의 창작 자유, 실존 인물에 대한 명예 훼손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면서 해당 작품의 회수 및 환불, 문학상 반납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