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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가해자 일부 ‘사건과 무관’ 주장…‘명예훼손’ 진정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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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 유튜버 ‘의견진술’ 결정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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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에 가해자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되는 등의 일부가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 유튜버는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커뮤니티 등에 게시했는데, 이로 인해 일부는 직장을 잃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 24일 경남경찰청과 밀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등 9명은 앞선 23일 밀양경찰서를 찾아 이러한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자신들의 사진과 신상 공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경찰은 진정인 조사와 각종 커뮤니티 및 유튜브 게시글과 영상을 확인하는 등 입건 전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사건과 무관한 자신들 사진이 방송에 사용된다며 삭제 요청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심위는 밀양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유튜브 채널 등 관계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준 뒤 제재 여부를 결정했다.

의견 진술은 법률에 따라 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면 형사피해자가 재판에서 범죄 피해 정도와 결과, 가해자 처벌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해당 유튜버 등은 밀양 사건의 가해자들의 얼굴사진을 시작으로 직업 등을 공개했고 이런 내용이 커뮤니티 등에 확산하면서 사적 제재 논란을 불렀기 때문이다.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한 인물은 자신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초상권 침해 및 명예훼손 조항 위반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밀양 사건 가해자 44명 신상 정보를 모두 폭로하겠다고 했다가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게 알려지며 일시적으로 영상을 내렸다.

이러한 가운데 진정서를 낸 9명 외에도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가해자의 여자친구라는 내용으로 잘못 공개됐거나, 유튜브 채널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진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밀양시와 시의회 등이 오는 25일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구 밀양시장이 시민을 대표해 피해자와 국민에 사과하고, 성범죄 근절과 인권 친화적 도시 조성을 약속할 예정이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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