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
사망자 22명·중상 2명·경상 8명 발생해
사망자 대부분 외국인···용역 업체 직원
공장구조 익숙치 않아 대피 어려웠을 것
김동연 "항공료, 치료비 등 원스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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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고 효도하는 딸이었는데. 오늘 그런 내 딸이 죽었습니다”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로 최 모 씨는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화재가 발생한 24일 아침, 각자 출근길에 오른 부녀의 인사는 마지막 인사로 남았다.
화재 진압이 완료된 지 수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매캐한 연기 냄새가 진동을 한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에서 최 씨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끝내 눈물을 보이며 자리를 떴다.
전날인 24일 오후 8시 기준,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사망자는 22명, 중·경상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20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파악됐는데 이 중 18명은 중국 국적, 1명은 라오스 국적, 1명은 국적 미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사상자를 낸 화재 현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고 현장과는 다르게 유족 혹은 지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화재가 난 아리셀 공장의 정규직 직원이 아니었다. 용역업체에서 필요할 때마다 파견하는 일용직이 대부분이었던 탓에 피해자들이 공장 내부 구조를 숙지하지 못한 점이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이라고 소방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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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가 계단실로 통하는 문 인근에서 발생한 점도 다수의 사상자를 낸 원인으로 꼽혔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층 출입구 부근에서 발화했는데 대피를 계단 쪽으로 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사망자들이) 막힌 안 쪽으로 대피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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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들의 시신이 화재로 크게 훼손돼 신원 파악이 늦춰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유족들도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에 희생자들의 시신은 인근 장례식장 5곳에 나뉘어 외로이 안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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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외국인 유족들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지사는 “외국인 희생자의 장례절차는 유족들 뜻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며 “외국인 유가족 전담 직원 배치를 통해 통역, 항공료, 치료비 등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에서 지난 22일 화재 사고가 이미 한 차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전날 화재로 아내를 잃은 중국 국적 허 모 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A 씨는 “지난주 토요일에 허 씨의 아내가 집에 와서는 공장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런데도 회사 측에서는 입단속을 시켰다고 하더라. 쉬쉬하면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참사가 발생한 공장이 최근 3년간 소방시설 자체 점검에서 이상이 없다고 소방 당국에 보고 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고 징후가 있었음에도 미리 막지 못한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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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전 10시 31분께 경기 화성시 전곡산업단지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3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2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도착 13분만인 오전 10시 54분께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2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3시 10분께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마지막 실종자 수색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경찰, 경기도 등 유관기관과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 재산 피해 등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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