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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6·25 맞아 여당 당권주자들 핵무장 논쟁…자체 핵무장부터 핵우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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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이제 핵무장 할 때”

윤상현 “미국 전술핵 재배치”

한동훈 “재처리 기술 확보”

원희룡 “핵우산 실효성 강화”

경향신문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윤상현·한동훈·나경원·원희룡 후보(앞줄 왼쪽부터)가 지난 24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초선공부모임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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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4주년인 25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핵무장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나경원 후보는 핵무장론을 폈고, 윤상현 후보는 공해 상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후보는 일본 정도의 핵무장 잠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후보는 미국 핵우산의 실효성을 강화할 때라고 가장 온건한 입장을 밝혔다.

나 후보는 이날 아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6·25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적어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 등 국제 정세의 변화를 들며 “이제 핵무장에 대해 논의하고 핵무장을 할 때”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한동훈·원희룡 후보 말이 과거엔 ‘신중하다’ 평가를 들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다르다. 나약한 사고방식을 깨야 한다”며 “스스로 국민을 지켜줄 힘을 갖추는 것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경 보수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 한·원 후보와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SBS에 출연해 ‘핵무장이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해 갖는 걸 의미하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도 답했다.

윤 후보는 제한적 핵무장 즉 자체 핵무기 개발이 아닌 미국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 핵무장을 할 수는 없다”며 대신 “영해 밖 공해에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잠수함을 갖다 놓자”고 했다. 1991년 철수한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명실상부 핵보유국이 되면 우리는 제한적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 (농축재처리기술을 확보하는 등) 일단 핵보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SNS에 “윤석열 정부는 한미공조를 핵동맹 수준으로 확장하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이라면서도 “다만 국제정세는 변화무쌍하니 동맹에만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젠 일본처럼 농축재처리기술 확보 등을 통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핵무장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핵물질 재처리를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후보는 “직접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 리스크가 크다”며 “동맹에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실효적인 방안”이라고 자평했다.

원 후보는 핵무장 주장과 거리를 뒀다. 그는 SNS에 “그 심정에는 충분히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건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 양국은 지난해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며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로서 현 정부가 밀고 있는 정책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기 여당 대선후보를 노리는 이들도 남북의 핵균형과 핵무장을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지원을 약속받고 남침한 6·25처럼 김정은이 푸틴에게 지원 약속받고 무얼 하려고 하는 건지 북핵 해법은 남북 핵균형 정책뿐”이라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강연에서 “북한은 이미 핵을 소형·경량화했다. 우리가 핵을 갖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상대방 하자는 대로 끌려간다”며 “종국적으론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식 핵 보유도, 전술핵 배치도 가능하다. 일단 핵과 관련한 기술을 고도화해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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