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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미국 서부와 지중해, 큰 산불 20년새 10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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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뉴멕시코주 남부 루이도소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각) 큰불이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루이도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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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와 함께 미국 서부와 지중해 연안의 온대 침염수 지역에서 큰불이 20년 사이 10배나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화재 증가가 탄소 배출을 늘리고, 이는 온난화를 재촉해 다시 화재가 느는 악순환을 우려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대학 ‘화재 센터’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실은 논문에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수집된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계에서 극심한 산불·들불 발생 빈도가 2.2배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위성을 통해 매일 매일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화재로 방출된 에너지를 파악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미국 서부와 지중해 연안의 침염수 지역에서는 지난 21년 동안 극심한 화재가 10배나 늘었다. 북유럽과 캐나다의 한대 기후 숲 지역에서도 큰 화재 빈도가 7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스트레일리아도 파괴력이 강한 화재가 잦은 지역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21년 중 심각한 산불과 들불이 가장 잦았던 6년은 모두 2017년 이후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인간들이 숲을 농경지로 바꾸면서 화재로 파괴되는 숲이나 산악의 면적 자체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 면적이 줄었다는 사실 때문에 큰불이 더 잦고 화재 강도도 세졌다는 사실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캘럼 커닝엄 박사는 “기후 변화의 ‘지문’이 화재 증가 전반에서 확인된다”며 “우리는 이제 기후 변화의 징후인 화재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발생하는 걸 목격하는 데까지 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대기에 가한 행동의 영향이기 때문에, (이를 저지할) 행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전체 화재 3천여건 가운데 가장 큰불에 해당하는 0.01%는 미국 서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포르투갈, 인도네시아, 러시아 시베리아, 칠레, 아마존 등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최근 들어 여름철 화재가 특히 심한 곳들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미국 동부는 상대적으로 화재 피해가 적은 지역으로 꼽혔는데, 이는 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나무들이 잘 말라죽지 않는 수종이기 때문이라고 커닝엄 박사는 설명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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