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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만 6개’ 베트남어 0.02초 단위로 잘라냈다···갤럭시AI 개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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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삼성리서치 요르단 연구소(SRJO)의 ‘갤럭시 AI’ 언어 개발 담당자.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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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데이터를 일일히 텍스트로 전환하고, 성조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음성을 0.02초 단위로 잘라 분석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갤럭시 AI’에 탑재된 통번역 기능의 탄생 비화다. 삼성전자는 25일 갤럭시 AI 언어모델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갤럭시 AI는 한국어·중국어·영어·베트남어·아랍어 등 16개 언어의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한다. 올해 초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처음 탑재됐다.

아랍어는 20여개국 4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사용된다. 아랍어를 통번역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이 현대 표준 아랍어인 ‘풋스하’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언인 ‘암미야’를 모두 학습해야 한다. 아랍어 방언은 총 30여종에 달한다.

삼성리서치 요르단연구소(SRJO)는 아랍어 방언을 이해하면서도 답변은 표준 아랍어로 하는 언어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각기 다른 방언의 음성 녹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직접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랍어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맡은 요르단연구소의 아야 하산은 “여러 방언의 미묘한 차이와 변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원어민들로 팀을 구성하고, 음성 데이터를 일일이 글과 문장으로 바꾸는 수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어는 성조 구분이 관건이었다. 베트남어 성조는 6가지다. 예컨대 단어 ‘마(Ma)’는 성조에 따라 ‘엄마’ ‘무덤’ ‘귀신’ 등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삼성리서치 베트남연구소(SRV)는 성조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음성 데이터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를 위해 한 단어를 0.02초 전후의 짧은 프레임으로 잘라내고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남미에서 사용되는 스페인어는 나라에 따라 단어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예컨대 멕시코에서는 수영장을 ‘알베르카(alberca)’라고 지칭하지만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는 ‘필레타(pileta)’라고 부른다. 콜롬비아,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에서는 ‘피시나(piscina)’라고 표현한다.

삼성리서치 브라질연구소(SRBR)는 갤럭시 AI가 중남미 국가의 스페인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각 국가의 오디오와 텍스트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이 외에도 관사·복수형·동사의 시제 변화가 없는 인도네시아어 같은 경우는 문장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삼성리서치 인도네시아 연구소(SRIN)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과 유사한 ‘인공신경망번역(NMT)’ 방식을 적용해 단어가 아닌 문장 단위로 언어를 학습시켜 갤럭시 AI가 의사소통의 맥락과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루마니아어, 튀르키예어의 4개 언어를 더 추가해 총 20개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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