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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1시간 배송’ 퀵커머스 경쟁…안정적 라이더 수급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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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헬멧을 쓴 채 배달에 나선 유건우 씨 옆으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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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일배송·당일배송도 늦다. 1시간 안에 배송하라!’



가성비를 넘어 ‘시성비’(시간 대비 효율)를 따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유통업계가 또다시 ‘퀵커머스’(바로배송) 경쟁에 돌입했다. 앞서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쓴잔을 마시며 철수했지만, 5조원 규모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인 까닭에 ‘바로배송 2차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컬리는 퀵머커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퀵커머스는 주문 후 1~2시간 안에 바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컬리는 이를 통해 가정간편식, 디저트, 신선식품, 생활필수품, 화장품 등 15개 카테고리 5천여개의 상품을 더욱 빠르게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리는 최근 서울 서대문 가좌역 인근에 첫번째 피피(PP·Picking & Packing)센터의 문을 열었다. 이 센터를 중심으로 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에 배송을 진행한다. 주 7일 상시 운영되며 오전 9시~밤 10시 사이 주문할 수 있다.



컬리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피피센터를 연 것은 이 지역이 대학가를 끼고 있어 1인 가구가 많고, 아파트·단독주택·빌라 등 다양한 주거형태가 공존해 시장 테스트에 최적화된 곳”이라며 “연말까지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상품 수도 늘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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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퀵커머스 ‘비마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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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새롭게 선보이는 퀵커머스 ‘컬리나우’. 컬리 제공


퀵커머스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지난 2020년 3500억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내년엔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컬리 관계자는 “라이브방송 ‘오늘 뭐 먹지’를 통해 저녁 메뉴를 배송하는 테스트를 했을 때 2030의 호응이 엄청났다”며 “컬리의 주 고객이 3040임을 고려하면, 향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퀵커머스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퀵커머스의 선두주자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비(B)마트다. 지난해 비마트 등 배민의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한 6880억원를 기록했다. 비마트는 서울과 수도권 외에 천안·대전·대구·울산·부산 등에 70개의 피피센터를 갖췄고, 물류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송 효율성을 높였다. 2021년엔 배민스토어를 출시하기도 한 배민은 편의점·뷰티·가전·책 등 다양한 상품을 바로 배송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에스(GS)리테일이 2021년 인수한 배달앱 요기요도 ‘요마트’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은 물론 강원·충청·호남·영남 등 전국 5개 지역 370여개 지에스더프레시 점포를 통해 약 9천여종의 상품을 배달한다. 지난해엔 ‘요편의점’도 출시해 전국 1만2400여개의 지에스25 매장을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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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이올리브영 퀵커머스 ‘오늘드림’. 씨제이올리브영 제공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공한 모델도 있다. 씨제이(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다. 전국 1300여곳이 넘는 올리브영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면서 강남·성북 등 수도권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올리브영 오늘드림의 운영 상품 수는 1만2천여개로 매장보다 많다.



하지만 앞서 이마트 ‘쓱고우’, 롯데마트 ‘바로배송’ 등 전통 유통 강자도 부진을 겪으며 잇따라 철수를 선언한 것에서 보듯 퀵커머스 시장 안착까지는 과제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심 피피센터 확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빠르게 선별해 포장하는 ‘속도전’이 가능해야 하므로, 최적화된 피피센터 위치와 숙달된 인력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배달을 담당할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지연 없이 콜을 받아 최적의 경로로 운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배달대행업체와 협업을 하는데, 안정적인 라이더 수급이 관건이다. 결국 이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려면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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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스리테일이 요기요와 손잡고 운영하는 퀵커머스 ‘요마트’. 지에스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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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 투자 비용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퀵커머스 기업들의 주요 배달 품목이 생필품 위주기 때문에 구매 단가를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퀵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가전 등 다양한 품목으로 배송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컬리의 참전을 계기로 또다시 퀵커머스 시장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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