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 참석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이옥남 상임위원(왼쪽 두번째)과 황인수 조사1국장(가운데). 황인수 조사1국장은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참석해 물의를 빚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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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안위가 진실화해위에 기관경고 전달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이상희 위원)
“그런 보고를 듣지 못했다. (기관경고를) 받아야 할 사유가 있지도 않다.”(김광동 위원장)
25일 열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전체위원회에서 야당 위원들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변장’한 모습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인수 조사1국장으로 인해 진실화해위가 기관경고 검토를 전달받은 사실에 관해 따져물었다. 최근 폴란드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던 김광동 위원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7월2일 국회 추가보고 예정”이라고 발언했는데,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업무보고 관련해 내부 보고를 받고도 관련 내용은 모른다고 답한 셈이다.
야당 추천인 이상희 위원은 이날 전체위가 시작한 뒤 “지난 19일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에서 황인수 조사1국장이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한 것과 관련 ‘위원회에 개인정보보호 요청을 했다’고 했는데, 그 요청을 채용 전에 수락하고 결정한 거냐”고 김광동 위원장에게 물었다. 김 위원장은 “(요청을 받은 게 채용 전인지 후인지) 확인하고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일반론적으로 누구든지 신상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를 받고 싶으면 요청할 수 있고 기관으로서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열린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에서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황인수 조사1국장이 발언대에 서서 안경과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법령 확인 뒤 “국회법, 국가공무원법, 국정원법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황 국장이 “마스크와 안경을 벗을 것을 명한다”는 요구를 계속 거절하자 퇴장조처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아무 법적 근거도 없는 개인정보보호요청을 옹호한 것이다. 19일 국회 행안위는 진실화해위에 대한 기관경고를 검토하고, 7월2일 소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 김광동 위원장과 이옥남 상임위원, 황인수 조사1국장을 다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상희 위원은 “조사1국장은 조사1국의 조사결과 또는 조사방향에 대해 국민에 대해 책임있게 말씀을 해야 할 분”이라며 황인수 국장의 국회 변장 사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같은 야당 추천 허상수 위원도 “국회 보고 전이라도 해명할 건 해명해 달라. 위원회 앞날이 불안하다. 위원장은 본인 처신 때문에 일어난 일임을 직시하고 적극 대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원 대공 수사 3급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채용 때부터 논란이 일었던 황인수 국장은 9월 임명 뒤 공적인 자리에는 항상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해 ‘변장 논란’을 불러왔다. 황인수 국장은 올해 1월 조사관들에게 보낸 ‘종북 척결’ 취지의 편지가 공개된 데 이어 3월에는 조사관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면담 자리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지속해 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회행안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25일 진실화해위에 기관경고를 할 예정이냐는 한겨레 질문에 “원 구성이 된만큼 여당과 협의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인수 국장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놓았고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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