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근로자 수요 급증… 고용시장 대변화 시작
그래픽=양진경 |
국제통화기금(IMF)은 AI가 향후 2년 내 선진국 일자리의 60%, 세계 일자리의 40%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구인·구직 시장에선 AI 기술을 가진 사람을 1군 인재, 없는 사람을 2군 인재로 분류하기도 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우리가 (AI를) 잘 관리하면 생산성을 엄청나게 높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불평등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AI가 쓰나미처럼 세계 노동시장을 강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관련 직무, 임금 25% 높아
AI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다 보니, 기업은 AI 인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주요 기업들은 생성형 AI 개발자를 500여 명 구인하고 있고, AI로 범위를 더 넓히면 1700여 명에 달한다. AI 개발자뿐 아니라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의료 영상 전문가’ ‘AI 교육 컨설턴트’ ‘AI 콘텐츠 전략가’ 같은 새로운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은 이들에게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AI 기술을 가진 직원들은 고액 연봉을 좇아 회사를 옮긴다. PwC에 따르면 미국에서 AI 관련 직종은 유사한 직무보다 임금이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도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두칸(Dukaan)은 지난해 고객 상담 직원 가운데 90%를 해고하고 이들을 AI 챗봇으로 대체했다. 영국 통신회사 BT도 2030년까지 5만5000개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AI로 1만명을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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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이 채용 지형도도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력서가 AI를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에 자신이 내세우던 강점보다는 AI를 얼마만큼 다뤄봤고, 회사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이력서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빅테크는 대규모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최신 AI 기술 관련 경험을 이력서에 반영하지 않으면 채용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WSJ는 “AI로 인해 기술 직군의 노동시장에 이중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1군 인재’는 챗GPT처럼 콘텐츠 생성 능력을 가진 AI를 다루는 기술 지식과 대형언어모델(LLM) 작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반면 ‘2군 인재’는 AI 경험 없이 해고됐거나, 해고 위험이 높은 대부분의 개발 직군이다. 이들은 최근 빅테크가 AI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비용 감축을 위해 진행 중인 감원의 대상이다. WSJ는 “2군으로 분류되는 인력들은 이력서에 AI 기술 관련 경험을 쓰지 않으면 회사의 면접조차 볼 수 없을 정도”라며 “이직과 재취업을 위해서 AI 재교육까지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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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배우자’ 열풍
기업들이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는 AI가 업무를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AI 비숙련 노동자들은 일자리 시장에서 도태될 것을 우려해 AI 관련 업무 능력을 쌓기 위해 AI 교육을 받기도 한다.
2군에서 1군 인재군으로 이동하기 위해 AI 단기 속성 교육을 받는 이들도 늘고 있다. 미국의 AI 실무 교육 프로그램 운용 회사 딥애틀러스는 최근 AI 능력을 끌어올리길 원하는 기존 기술 인력을 위해 AI 부트 캠프(짧은 시간에 기술을 속성으로 가르치는 방식)를 개설했다. 국내 구직·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랩은 지난달 말부터 AI 분야 이직을 목표로 하는 개발자를 대상으로 직무 역량 향상 초단기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구인이나 구직 양쪽 모두 AI 수요가 매우 높아서 진행하게 된 과정”이라며 “기존 개발자들이 AI 능력을 갖춰야 이직·구직 시장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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