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독설과 막말의 대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앞세워 정적들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토론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는데 능숙하고, 과격한 언사로 자신의 주장을 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심는데 타고난 능력을 보여왔다.
더구나 오는 27일 예정된 첫번째 TV 토론은 기존의 다소 점잖았던 대통령 후보 토론 방식과 달리, '일대일 맞장'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독설에 능한 '싸움닭'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번 토론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과 나약함을 드러내 확실히 승기를 잡겠다고 벼르고 있는 이유다.
반면 트럼프에 경합주 등에서 열세를 보이며 고전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오는 27일 첫 TV 토론에서 반드시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들은 지난 주말부터 아예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합숙하며 토론 준비에 '올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들이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 막말 공세를 펼칠 트럼프를 제압할 대응 전략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1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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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관련, 지난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겨뤘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5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언을 했다. 한마디로 "트럼프의 주장에 반박하려 하지 말고, 재임 중 실적 등을 강하게 어필하라"는 내용이다.
힐러리는 2016년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조직과 자금력, 전국 지지도에서도 앞서 나갔지만, 트럼프의 독설과 저소득층 공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 TV 토론에서도 트럼프의 독설 공격에 휘말려서 상대방의 문란한 여성 문제나 정책 허점들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힐러리는 NYT 기고문에 "보통의 토론에서 하듯이 트럼프의 주장들에 반박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면서 "그는 비상식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결국 실없는 소리로 흘러간다"고 썼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3월 의회 국정연설 때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강력하게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자신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고언인 셈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참모들은 여전히 트럼프 공략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가 공세에 밀리지 말고 강력하게 반격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맞대응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정책과 업적을 내세워 차별화 해야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 토론 준비를 총괄하는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바이든의 구루(스승)'로 불리는 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하게 역공울 취해 이를 차단하되, 트럼프 정책의 허점을 파고들어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싸움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과 독설에 맞서 역공을 펼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 지가 이번 TV 토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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