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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130명 숨진 ISIS-K 모스크바 테러 유사 사건, 미국 내 발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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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지난해 초 남부 국경 통해 망명한 타지키스탄 이민자 8명

몇 달 동안 공중 정찰·감청 등 감시하다가 이달 초 모두 체포

레이 국장 "모스크바 테러 유사 사건 미 본토 발생 우려 커져"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미국 본토에서 모스크바 극장 테러와 같은 이슬람국가-호라산(ISIS_K)에 의한 테러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11일(현지시각)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크리스토퍼 레이 미 중앙정보국(FBI) 국장. FBI는 지난 8일을 전후해 미국에서 타지키스탄 이민자 8명을 IS와 관련된 혐의로 체포했다. 202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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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모스크바 외곽 극장 테러로 13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미 중앙정보국(FBI)이 타지크스탄 출신 이민자 8명을 지난 8일(현지시각) 체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체포된 타지크스탄 이민자들은 몇 개월 전 미 서남부 국경에서 망명 신청을 한 끝에 입국이 허용됐다.

그러나 이들이 입국한 직후 FBI가 이들이 이슬람 국가와 연계된 것을 발견하고 대테러 수사를 시작했다.

매우 비밀리에 진행된 수사였다. 수십 명이 미국 전역 도시로 이동한 이들을 밀착 감시했고 백악관에 수사 상황이 정기적으로 보고됐다.

더 넓은 테러 네트워크 정보 수집하다가 포기


FBI는 이들과 연계된 더 광범위한 테러 조직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 그러나 최소 1곳에 대한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8명 모두를 이달 초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아직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건은 미 당국자들이 가자 전쟁과 중앙아시아 지역 소요가 미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소규모 급진 그룹이 자발적으로 또는 외로운 늑대가 테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FBI가 이들을 체포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가안보기관들이 각종 테러 위협에 매우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차관은 지난 12월 TV 인터뷰에서 가자 전쟁 발발 이후 FBI가 “전쟁과 관련된 1800건 이상의 위협 또는 단서들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경우 기소 없이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안보 당국자들은 위협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에 우려한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달초 타지크스탄 이민자 8명을 체포하기 직전 “공공과 국가안보에 대한 수많은 위협들이 한꺼번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8명이 테러 공격을 모의했는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또 그들이 이슬람국가 등 극단주의 단체와 관련돼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FBI가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제기하는 위협을 최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SIS-K 테러 활동에 타지키스탄 출신 역할 커


이슬람 국가(IS), 특히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을 지지하는 타지키스탄 사람들이 최근 테러 공격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에만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관련됐다. 또 유럽에서 사전에 적발된 테러 음모에도 관련됐다.

파키스탄 탈레반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2015년 결성한 ISIS-K는 2021년 미군의 공습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절반 가까이 줄어 구성원이 1500~2000 명 정도였다. 그러나 이해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집권하면서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2021년 8월 ISIS-K가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명이 숨졌다.

ISIS-K는 이후 국제적 활동을 늘려왔고 이 과정에서 타지크스탄 사람들이 수천 명 전투원의 절반 이상으로 늘어났다.

러시아가 ISIS-K의 잦은 공격을 받았으나 미국인과 미국도 공격 대상이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체포된 8명은 2023년 초 캘리포니아 주와 텍사스 주 남부 국경을 통해 입국했다. 모두 타지키스탄 국적자였고 1명 이상이 러시아 여권을 소지했다. 일부는 서로를 아는 사이였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뉴욕 등 중앙아시아 출신 이민자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했다. FBI가 이들이 IS와 연계돼 있거나 지지하는 것으로 확신하면서 이들의 소재를 어렵게 찾아냈다.

FBI는 공중 감시와 형법 702조에 따른 영장 없는 감청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FBI로서는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감시망을 벗어나 테러 공격을 감행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었기에 모두 체포했다.

그러나 체포로 인해 더 넓은 테러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려워졌다.

일단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테러 혐의 기소 아직 안해


FBI가 8명을 이민법 위반이 아닌 혐의로 기소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민법 위반으로 기소할 경우 추방될 것이다.

당국자들은 이들을 테러와 연관 지은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과 관련된 불특정 “비방 정보”가 발견됐다고만 밝힌다.

레이 FBI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현재로선 미국 본토에서 지난 3월 러시아 극장에서 발생한 ISIS-K의 공격과 유사한 일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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