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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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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층 빚·부동산PF·2금융권 건전성, 한국금융의 위험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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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채무상환 부담, 선진국보다 커…부동산 대출이 GDP의 70%"

한은 "스트레스DSR 등 통해 가계부채 줄여야…2단계 연기는 미세조정으로 이해"

연합뉴스

발언하는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
(서울=연합뉴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4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6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빚을 갚는 데 한계에 이른 저소득 다중채무자·자영업자 등 취약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 2금융권의 자산 건전성 악화 등이 한국 금융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선진국과 비교해 민간 부문(가계·기업)의 부채가 여전히 너무 많은 상황에서 앞으로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까지 있는 만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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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지수·금융취약성지수 추이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향후 가계부채 누증 재개 등 금융취약성 커질 위험도"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지만, 단기적으로 취약 부문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 부동산 PF 부실 우려, 비(非)은행 중심의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 주요국 통화정책 등의 위험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신용(빚)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향후 가계부채 누증 재개 등으로 금융 취약성이 증대될 위험도 잠재했다"고 덧붙였다.

단기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5월 금융불안지수(FSI)는 15.9로 4월(16.1)보다 낮아졌다. 1월(17.5)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아직 '주의' 단계(8 이상)에 머물고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금융취약성지수(FVI) 역시 작년 4분기 32.9에서 올해 1분기 30.5로 2.4%포인트(p) 하락했다. 2008년 이후 장기 평균(35.3%)을 밑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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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용 레버리지 추이 등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가계·기업 빚 GDP의 2배 웃돌아…정부까지 더하면 2.5배

1분기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06.2%로 추정됐다. 민간신용 증가율이 명목 GDP 성장률을 밑돌면서 작년 4분기(207.4%)보다 낮아졌다.

가계와 기업 신용 비율(91.9%·114.2%)이 지난해 3분기 말(94.5%·115.5%)와 비교해 각 2.6%p, 1.3%p 떨어졌다.

민간뿐 아니라 정부까지 더한 총부채의 명목 GDP 대비 비율인 매크로 레버리지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251.3%(기업 113.9%·가계 93.5%·정부 43.9%)로 추산됐다.

한국의 매크로 레버리지는 선진국 그룹(BIS 통계·11개국) 평균(264.3%)보다 낮았지만, 민간 부문(작년 말 207.4%)의 경우 선진국 평균(160.6%)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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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레버리지 추이 등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매크로 레버리지의 잠재 리스크(위험)를 대출자별로 점검한 결과, 우리나라 가계 부문의 채무 상환 부담이 선진국(15개국)보다 컸다.

2022년 말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DTI)과 자산 대비 부채 비율(51.0%)이 선진국 평균(DTI 160.7%·DTA 28.5%)을 웃돌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에서 소득 하위 40%가 차지하는 비중(33.4%)의 경우 선진국 평균(37.2%)보다 낮았다. 고신용·고소득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어 대출자 구성 측면에서는 선진국보다 상황이 좋다는 뜻이다.

민간 신용의 산업별 편중 문제도 지적됐다.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대출(주택담보대출+부동산·건설업 대출)의 GDP 대비 비율은 2023년 4분기 말 기준 69.8%(가계 44.3%·기업 25.5%)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중장기적 시계에서 민간 부문의 레버리지가 아직 높은 만큼 가계 부문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적절한 운용을 통해 GDP 대비 비율을 계속 낮춰야 한다"며 "기업 부문의 경우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향후 부동산 등 특정 부문으로의 신용공급 쏠림이 재연되지 않도록 비은행 금융기관 중심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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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차주의 상환 부담 선진국 비교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한은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가계부채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

이처럼 한은이 스트레스 DSR을 통한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다시 제기하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 금융 당국의 스트레스 DSR 2개월 연기 결정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한은)도 취약 부문 채무상환 부담 누증, PF 부실 위험을 걱정하고 있는데, 정책당국도 그쪽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현재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고 부동산 PF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고려해 스트레스 DSR 일정을) 미세 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DSR 연기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울 일부 지역 집값이 상승 전환했는데, 금리인하 기대도 있어 앞으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많다"면서도 "이게 기조적 상승 전환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모니터링 하다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고, 당국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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