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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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아르노 회장이 개인적으로 리치몬트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인수 규모와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FT는 “아르노 회장이 매입한 리치몬트 지분이 공시 요건에 미달할 정도로 비중이 작다”면서도 숨겨진 매입 의도에 주목했다.
FT는 “아르노 회장은 과거에도 인수하고 싶은 기업의 지분을 ‘몰래’ 매입하는 방식을 썼다”면서 “지난 2010년에는 에르메스의 지분을 대규모로 확보해 명품 업계를 놀라게 했었다”라고 분석했다. 당시 아르노 회장은 파생 상품과 중개인을 이용해 에르메스 지분을 23%까지 확보했고, 에르메스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결국 2014년 아르노 회장은 LVMH 주주들에게 에르메스 지분을 나눠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억만장자인 요한 루퍼트가 1988년 창업한 리치몬트는 현재 후계 구도에 차질이 생겨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리치몬트는 까르띠에, IWC, 반클리프&아펠 등 20여 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명품 업계는 아르노 회장이 까르띠에를 눈독 들이고 있다고 본다.
블룸버그는 LVMH에 정통한 이를 인용해 “리치몬트, 아르마니, 프라다, 파텔 필립, 오데마 피게 등이 매물로 나온다면 LVMH가 확실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기업 인수를 더 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몇몇 브랜드가 LVMH와 매우 잘 맞을 것임을 알고 있다”라면서 “해당 브랜드 소유자도 우리가 인수한다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 수십 개를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의 명품시장은 하나의 브랜드를 소유한 뒤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가족회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아르노 회장은 이런 명품 업계의 흐름을 바꿔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에 대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블룸버그는 명품과 패션 업계에서 아르노가 소위 ‘깡패’로 불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가 적대적 인수를 통해 라이벌인 구찌와 에르메스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었다”면서 “한때 에르메스 가족 중 한 사람은 그를 ‘캐시미어를 입은 늑대’라고 불렀다”라고 했다.
사업 확장으로 엄청난 부를 얻게 된 그는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됐다. 아르노 회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함께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6월 중순 기준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은 2000억 달러(약 278조원)로 추산된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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