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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민간빚, GDP 2.06배…한은 "금융 상황 안정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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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뉴시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4년 6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종한 금융시스템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김정호 안정분석팀장(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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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 빚이 여전히 국내총생산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행은 최근 민간 빚이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안정성 저해 리스크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와 자영업자 취약 부문의 채무 상환 부담 누증 등을 지목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 시행에 따라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GDP 대비 민간빚 하락세 …금융불안도 낮아져


한은이 26일 펴낸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민간신용 레버리지(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206.2%로 추정됐다.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지난해 2분기 209.8%에서 3분기에는 210.0%로 올랐다가, 4분기에는 207.4%로 축소됐다.

민간 신용 증가율이 명목GDP 성장률을 하회한 결과다. 지난해 3분기 민간신용 증가율과 명목GDP 성장률은 각각 2.6%와 2.4%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2.1%와 3.3%로 명목GDP 성장률이 커졌다. 올해 1분기에는 각각 3.2%와 4.6%를 보였다.

가계신용은 1882조8000억원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지만, 신용대출과 판매 신용이 감소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에 그쳐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기업 대출은 1분기 말 1866억4000억원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에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 레버리지(가계신용/명목GDP)는 91.9%로 2023년 3분기 말(94.5%)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신용은 비은행금융기관 및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 결과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5월 현재 15.9를 기록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FSI는 18.9였다. 다만,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장기적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30.5로 장기평균(2008년 이후 35.3)을 다소 하회했다. 민간 레버리지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며 금융불균형 축소가 지속되며, 대외 건전성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신용시장에서는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지난해 3~4분기 이후 하락하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레스DSR 연기, 가계부채 확 안늘어"


한은은 취약 부문의 채무 상환 부담 누증과 부동산 PF 부실,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와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등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여건 등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저해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우선 오름세를 보이는 대출 연체율을 우려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98%로 지난해 3분기 말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같은기간 0.59%포인트 상승 했다. 비은행의 연체율 상승폭(1.73%포인트)이 은행(0.06%포인트)에 비해 두드러졌다.

자영업자의 높은 연체율도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055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 늘며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에서 1.52%로 상승했다.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 수 비중은 전체의 12.7%로 높다.

한은 측은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당국에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조정 추진을 제언했다. 장 국장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자영업자 연체율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연체율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했다.

부동산PF 부실도 문제다.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3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연체율은 2021년 0.4%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3.55%로 뛰었다. 특히 증권사 PF연체율은 올 1분기 기준 17.6%, 저축은행은 11.3%로 높다.

장정수 금융안정국장은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을 보면 경·공매라든지 부실채권 자산 매각 상각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한다"면서 "이 경우 연체 채권이 줄고, 연체율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DSR 연기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은행 주담대와 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금리의 50%를 적용하는 2단계 시행일을 7월에서 9월로 미뤘다. 전 금융권에 100%를 적용하는 3단계 시행일도 내년 초에서 하반기로 연기했다.

장정수 금융안정국장은 "주택매수 심리 지표를 보면 올랐지만, 과거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부동산 가격이 높다는 인식과 함께 매수 심리는 아직 제한적인 만큼 두달 사이에 (가계부채가) 확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확대될 경우 DSR 범위 확대 검토도 시사했다. 장 국장은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날 때 은행의 경우는 40% 한도를 적용받는 대상 범위를 좀 더 늘리는 것도 하나의 수단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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