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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넥스트 엔비디아 WHO &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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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기업 오른 ‘AI 시대 총아’
반도체 대호황 이끌 다음 타자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그간 모바일과 PC 세상을 호령했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드디어 눌렀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찬사를 듣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3조3000억달러(약 4556조원)에 달한다. 엔비디아 상승세와 함께 S&P와 나스닥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은 AI(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다만 전 세계 이목이 엔비디아로만 너무 쏠리는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월가에서는 AI 시대 본격화를 맞아 엔비디아를 이을 차세대 주자에 주목한다. 네트워크 인프라, 데이터센터, 대체 칩, 로봇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플레이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매경이코노미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질 것인가. 기존 강자들이 따라붙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것인가.

AI(인공지능) 칩을 지배하는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붐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 사이에서나 알려져 있던 컴퓨터 부품사에서 전 세계 증권 시장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회사가 됐다.

엔비디아는 6월 18일(현지 시간)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3조3350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3조3173억달러)와 애플(3조2859억달러)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라선 것.

엔비디아는 초기 3D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해 판매하며 시장에 진입했고, 게이머 사이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이름이 알려졌다. 이후 GPU 부문에서 뛰어난 성능으로 입지를 다진 엔비디아는 2018년 비트코인 열풍으로 코인 채굴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 이들의 컴퓨터에 필요한 GPU를 공급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PC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늘고 메타버스 수혜주로 꼽히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폭발적 성장이 시작된 것은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공개하면서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언어모델을 훈련하는 데 엔비디아 GPU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1999년 기업공개(IPO)로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25년간 엔비디아 주식 수익률은 재투자된 배당금을 포함해 무려 59만1078%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독주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전 세계적인 AI 붐이 계속 가열되는 가운데 독보적인 기술력을 따라잡을 만한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월가에서는 주당 200달러까지 목표주가를 높이는 추세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이 길로 빠르게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GPU 칩은 본질적으로 기술 분야의 새로운 금(gold) 또는 석유(oil)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하다. 예를 들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확장이 한계를 보이는 경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임원들과 엔비디아 성장을 가로막을 우려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 아마존·MS와 같은 클라우드 업체들이 부지 마련·전력 공급 등 어려움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구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고점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AI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 중이다. 자체 서버 임대 사업인 DGX 클라우드를 출범시키며 새로운 수입원도 구축했다.

경쟁사도 분주히 움직인다. PC 반도체 강호 인텔과 AI 반도체 양대 산맥인 AMD는 새로운 반도체 출시를 예고하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공세에 나섰다. 또한 월가에서는 ‘넥스트 엔비디아’ 찾기에도 한창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브로드컴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네트워킹 반도체의 강점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올렸다. 맞춤형 칩, 이더넷 네트워킹 등에서 엔비디아 못지않은 경쟁력을 지녔다는 판단이다.

[명순영 기자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5호 (2024.06.26~2024.07.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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