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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TF 여러 개 모은 ‘EMP 펀드’ 잘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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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로 큰 ETF와 함께 성장

조선일보

그래픽=김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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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150조원을 돌파하면서, 여러 ETF를 펀드에 담는 ‘EMP(ETF Management Portfolio)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860여 ETF 종목 중 수익성이 높은 ETF를 선별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EMP 펀드가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EMP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국내 주식 ETF나 공모주 펀드보다 2배 이상 높다.

◇EMP 펀드 수익률, 국내 주식 ETF의 2배

EMP 펀드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다양한 개별 종목을 담고 있는 ETF·ETN을 다시 모았다는 점에서 ‘초(超)분산 펀드’로 불리기도 한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금리나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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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하경


26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EMP 펀드 66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5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ETF의 수익률 4.14%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로, 공모주 펀드(3.48%)나 배당주 펀드(9.13%)의 같은 기간 수익률보다 높다. EMP 펀드의 설정액(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유입액)은 26일 현재까지 9946억원으로, 연초 이후에만 600억원 가까이 유입됐다. 연도별로 보면 EMP 펀드 설정액은 2022년 말 1조1063억원에서 2023년 말 9354억원으로 설정액 규모가 줄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하경


◇EMP 활황 배경엔 150조 거대 ETF 시장

EMP 펀드의 인기 배경에는 국내 ET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51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51조7100억원, 2021년 말 73조9000억원, 2023년 말 121조원에서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ETF 종목 수도 크게 늘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종목은 863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수(841개)보다 많은 상황이다. ETF 종목 수가 늘어날수록 EMP 펀드에 담을 수 있는 종목이 다양해질 수 있다.

ETF 시장 활성화뿐 아니라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EMP 펀드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EMP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ETF, 채권형 ETF를 혼합하되 경기 상황에 따라 비율을 조정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020년 출시한 ‘밀당다람쥐글로벌EMP’ 펀드는 연초 이후 16.12%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글로벌 주식 혼합 펀드 180여 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주식 ETF와 채권 ETF를 6대4 기준으로 담되 경기 국면에 따라 회복·확장기에는 주식 비율을 높이고, 수축·침체기에는 채권 비율을 높이는 등의 전략을 사용한다.

◇일반 ETF와 비교하면 운용 보수는 높아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EMP 펀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9일 자사의 ETF를 투자 대상으로 삼은 EMP 펀드인 ‘한국투자 ACE+글로벌신성장’ ‘한국투자ACE+미국나스닥’을 출시했고 다음 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각각 국내외 ETF, 나스닥100 지수 추종 ETF와 미국 개별 주식 등을 편입한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 담당은 “900개에 육박하는 국내 상장 ETF 중에 좋은 상품을 고르기 어렵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에게 EMP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EMP 펀드 구조상 운용 보수는 0.4~0.9%쯤으로 개별 주가나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 ETF보다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EMP 펀드

전체 펀드 운용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 (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증권)으로 운용하는 펀드 상품이다. ETF가 기본적으로 여러 주식 종목을 담는 분산 투자 상품인데, EMP 펀드는 이 같은 ETF를 여러 개 담기 때문에 ‘초분산 펀드’로도 불린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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