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페인트로 물든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광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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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노린 폭력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의해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관광지인 ‘스페인 광장’이 붉은 페인트로 범벅이 됐다.

26일(현지시간) AP, AFP, DPA 통신은 ‘모두 불태우자’(Bruciamo Tutto)라는 단체가 스페인 광장의 계단에 붉은 페인트를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 활동가들은 피의 상징이라면서 붉은 페인트를 계단에 붓고 손에 이를 묻힌 뒤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자국을 남겼다.

시위대는 “이것은 그들의 피”라며 “남편이나 연인, 아들의 손에 죽는 것이 마치 별일이 아닌 듯 사회에서는 여성을 노린 학살이 숨겨져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시위는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1월 대학생이던 줄리아 체케틴이 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40명이 넘는 여성들이 살해됐으며, 용의자는 주로 연인이나 남편, 헤어진 연인이었다.

이탈리아 경찰은 시위대를 즉시 해산시키고 일부를 구금했다.

한편 계단에 남은 붉은 페인트는 신속하게 닦아내 당장 드러난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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