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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2의 아리셀 화재 막자" 부산 이차전지 공장서 소방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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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대피가 최우선…다량 방수하는 '냉각소화'로 확산 방지

부산 배터리 제조시설 37곳 화재 안전 조사 진행 예정

연합뉴스

집중 방수하는 부산소방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사고를 계기로 부산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한 소방 훈련이 열렸다.

27일 오후 2시 부산 최대 규모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금양 공장에서 부산 소방 주최로 소방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은 공장 내 전지사업부 B동에서 배터리 내부 셀 손상에 의한 폭발로 화재가 난 상황을 가정해 훈련이 이뤄졌다.

훈련이 시작되자 119로 "배터리 공장에서 불이 났다. 유독가스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는 직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상황실에서는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고, 2∼3분 후 훈련장으로 특수 장비가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훈련에는 고성능 펌프차 1대, 고성능 화학차 2대, 조연차 2대, 굴절사다리차 1대 등 특수차 6대를 비롯해 1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예석민 부산소방재난본부 방호조사과 전술훈련 조정관은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응 1단계' 이상 발령되면, 본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장비가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장 마당에서는 밖으로 대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관찰됐다.

일부는 배터리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손에 가지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예 조정관은 "배터리 화재 특성이 순식간에 불이 붙기 때문에 초기 소화는 시도를 안 하는 것으로 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대피 시 혹시 가능하다면 가연물을 줄이기 위해 주변에 있는 배터리를 가지고 나오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 내부에는 한쪽이 막혀도 다른 쪽으로 피난할 수 있는 양방향 피난로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피난로 주변에는 적치물 같은 것을 쌓아 놓지 않아 피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집중 방수 장면
[차근호 기자]


장비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소방관이 호수를 전개해 먼저 방류를 시작했고, 뒤이어 특수 장비에서 강한 물줄기를 한꺼번에 내뿜는 모습이 보였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보통 소방차의 경우 3천∼5천ℓ 물을 가지고 다니는데 특수차의 경우 1만ℓ의 물을 집중적으로 쏟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는 배터리 화재 열폭주를 방지하기 위해 다량의 물을 뿌려 온도를 내리는 '냉각소화'를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예 조정관은 "화재 초기에는 리튬 배터리 적응성이 있는 특수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일부 공장에는 수조가 있어 배터리를 담가서 끈다든지, 마른 모래를 이용한 질식소화를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초기에만 그렇다"면서 "이미 대형화재로 번진 경우에는 최대한 많은 물로 냉각시켜서 열폭주를 차단하고 옆에 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훈련과 별도로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조사도 실시했다.

이날 점검을 시작으로 내달 12일까진 부산지역 1·2차 전지 제조시설 37개 곳 대해 화재 안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허석곤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민관합동 소방 훈련이나 화재 안전 조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안전대책을 추진해 미래 산업의 주역인 이차 전지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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