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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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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디즈니’ 꿈꾸는 네이버웹툰…몸값 4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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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어메이징 페스티벌 내 네이버 부스 모습. 웹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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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시장으로 향한 네이버웹툰이 주당 21달러(약 2만9000원)로 공모가를 확정해 4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인정받게 됐다. 실탄을 확보해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겠다는 꿈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7일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인 주당 18∼21달러의 상단인 21달러로 확정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종목코드 ‘WBTN’으로 현지시간 27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된다. 회사는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3억1500만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가격을 적용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싹을 튼 웹툰은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을 주도하는 거의 유일한 콘텐츠 분야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지난 1분기 기준 150여개 국가에 진출해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 1억6900만명을 거느린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까지 내리 순손실을 내다가 올해 1분기에야 623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현지 지적재산(IP) 사업 확장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한 디즈니가 실사 영화를 만들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까지 손을 뻗은 것처럼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가운데 절반이 <스위트홈2> <마스크걸> 등 네이버웹툰 작품이 원작이었다.

영상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의 제작 역량도 키우고 있다. 네이버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북미에선 3년 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설립해 영상화 작업에 한창이다. 창작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투자 확대도 꾀한다.

네이버웹툰을 이끄는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만화광’이던 김 대표는 2004년 네이버 신입 개발자로 입사해 신생 서비스였던 웹툰을 문화산업의 한 축으로 키웠다. 네이버웹툰을 대표하는 <마음의 소리> 작가 조석, <패션왕>의 기안84를 발굴한 장본인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김 대표에게 막대한 금전적 보상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목표는 10년 동안 가장 큰 히트를 칠 IP 프랜차이즈를 웹툰에서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험하고 세상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상장 완료 후에도 네이버의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은 63.4%로,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한다. 증권가에선 자회사 중복 상장이 모회사인 네이버 기업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와,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한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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