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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내가 트럼프 맞설 최고 적임자”… 오늘 이란 대통령 보선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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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개혁성향 후보 반대 입장

이란 대외 노선엔 큰 변화 없을 듯

동아일보

이란 대선을 이틀 앞둔 26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강경 보수 성향으로 이번 대선에서 당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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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28일 열린다.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불의의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뒤 약 1개월 만에 개최되는 보궐선거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전역에서는 26일까지 선거운동을 끝낸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른다. 당초 6명이었지만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부통령(53)이 “혁명세력의 통합을 바란다”며 26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강경 성향의 외교관 출신인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59)와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 출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63), 개혁 성향의 의사 출신 마수드 페제슈키안 의원(70)이 유력 후보”라고 전했다.

3파전 양상을 띠는 이란 선거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민생과 대외 노선, 여성 인권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민심은 서방 제재로 만성화된 경제난을 해결하고, 히잡 미착용 단속으로 불거진 여성 인권을 신장할 후보를 원하고 있다.

후보들도 그간 토론회 등에서 경제 해결책 등 민생과 관련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NYT는 “2022년 ‘히잡 의문사’로 불거진 반정부 시위 등을 우려해 후보들은 히잡 미착용 여성 단속에도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더라도 권력 서열 1위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건재해 대외 노선이나 국내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후보들이 과거 이란과 핵 협정을 깨고 경제 제재를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설 최고의 적임자로 자신을 내세우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AP통신은 “최고지도자라는 존재로 인해 큰 노선 변화는 없을 것이며 “결국 미국의 경제·외교 정책에 모든 게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5일 대국민 연설에서 “선거는 적을 물리치는 수단”이라며 투표도 독려했다. 올 3월 이란 총선이 불법 개입 의혹으로 얼룩지며 투표율이 약 41%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한 것이다. 하메네이는 미국에 유화적인 페제슈키안 의원을 겨냥해 “나라를 잘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는 6100만 명가량이다. 수(手)개표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이르면 30일경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선거 결과 발표 뒤 첫 번째 금요일인 다음 달 5일 상위 후보 2명의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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