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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헬기 추락사’ 뒤 이란 대선…강경파 2명 vs 온건파 1명,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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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8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투표소 앞에 여성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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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 초유의 상황을 맞았던 이란에서 28일(현지시각) 대통령 보궐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전쟁으로 중동 지역 긴장도가 극한으로 치달은 가운데 시행된다는 점에서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선거는 지난달 20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악천후 속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해 숨진 뒤 40일째 되는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각 오후 1시30분) 전국 투표소 5만8640곳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오후 6시 종료 시점 뒤에도 연장될 수 있는 관련법에 따라 투표는 이날 자정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투표 결과는 이르면 29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대통령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결정에 따라 행정부를 이끄는 권력 2인자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란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85살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오전 투표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세계에서 이슬람공화국(이란)의 지속성, 힘과 명예, 명성은 투표율에 달려있다. 이슬람공화국의 진실과 신의를 증명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존재는 필요하고 의무적”이라며 투표를 촉구했다. 젊은층의 정치 혐오로 최근 선거마다 투표율이 급감하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이다.



강경 보수 진영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에 맞서, 개혁파 후보로 나선 심장외과 의사 출신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어떤 승부를 펼칠지가 관심사다. 페제시키안은 서방과의 긴장 완화, 경제 개혁 등을 주장해 젊은 층과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 영국 비비시(BBC)는 최근 이란학생여론조사기관(ISPA)이 발표한 결과에서 페제시키안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잘릴리 전 차관이 그 뒤를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지난 9일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승인한 후보는 6명이었으나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26일,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보수표 결집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 후보 ‘완전 단일화’에는 성공하지 못하면서, 이날 선거에선 득표율 50%를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 경우, 득표 순위 1,2위 후보가 다음달 5일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저조할 것이란 예상이 다수다. 직전 대선이던 2021년 투표율은 약 48%로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최저치였다. 알자지라 방송은 “온건파나 개혁주의 후보들의 자격 박탈,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경제적 어려움 등이 이란 유권자를 환멸로 몰아넣었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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