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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시진핑 주석 평화공존 5원칙 기념식에서 美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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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굵다고 말들어야 하는 법 없어

인류운명공동체가 답

줄세우기 강요도 반대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근 대외정책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시대인 1954년 이후의 중국 대외관계 기본 원칙인 '평화공존 5원칙'과 동일한 위상으로 격상시켰다. 사실상 미국을 대상으로 돌직구를 날렸다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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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평화공존 5원칙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을 작심 비판했다고 볼 수 있다./런민르바오(人民日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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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회' 연설을 통해 "70년 전 열전(熱戰)의 비극과 냉전의 분열 및 대립을 맞아 당시 세대는 평화와 주권 수호를 위해 평화공존 5원칙이라는 역사적 답을 도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70년이 지난 오늘 중국은 또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이라는 시대적 답안을 도출했다"면서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이념과 평화공존 5원칙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모두 이웃과 잘 지내고 신용과 화목을 중시하면서 만방과 협력하는 중화의 우수한 전통문화에 직접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이념에 대해서는 "새로운 형세에서 평화공존 5원칙을 가장 잘 계승하면서도 발양·승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화공존 5원칙은 1953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초대 총리 겸 외교부장(장관)이 인도와 국교 수립을 준비하는 과정에 확립한 외교 강령으로 유명하다. 1954년부터 정식으로 적용됐을 뿐 아니라 이듬해 5월 미국-소련 냉전에 맞서 '비동맹' 노선을 제시한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의 정신적 기초가 되기도 했다.

다섯 가지 원칙은 상호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존중을 비롯해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평등·호혜, 평화 공존으로 중국 당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른바 '제 3세계'로 통칭되는 국가들 역시 이 원칙들을 지금까지도 강조하고 있다.

인류 운명공동체는 '시진핑' 스타일의 대외관계론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처음 언급된 이후 차츰 위상이 높아지더니 2018년에는 헌법에까지 삽입됐다. 세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발생한 글로벌 거버넌스 위기에 대한 '정답'을 중국식 국가관계로 제시하겠다는 적극적 외교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시 주석의 언급은 '시진핑 사상'의 지위를 외교 영역에서도 '절대적'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비판했다. 우선 "세상 일은 각국이 상의하면서 처리해야 하고 누구의 팔이 굵다고 해서 그의 말을 들어야 하는 법이 없다"면서 "진영 대결과 각종 '작은 그룹' 형성, 다른 국가에 대한 줄 세우기 강요에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강한 것으로 약한 것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부유한 것으로 가난한 것을 못살게 굴어서도 안 된다"면서 "각국의 상이한 역사와 문화 전통 및 발전 단계,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 각국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의 길과 제도 모델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더불어 중국이 규합 중인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국가들을 향해 향후 5년 동안 1000개의 '평화공존 5원칙 장학금'과 10만개의 연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중국이 2030년까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8조 달러(1경1000조 원)어치 이상을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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