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빛바랜 1호 금배지…난민 출신 여성 정치인, 고급의류 절도 혐의 벌금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급 의류매장서 물건 훔친 혐의

"정신적으로 문제 있다…책임질 것"

고급 의류매장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의원직에서 물러난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의원이 결국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 등 외신은 전날 오클랜드 지방법원이 골리즈 가라만 전 의원의 절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1600뉴질랜드달러(약 134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준 젤러스 판사는 가라만 전 의원이 훔친 물건을 보상한 점,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절도 혐의'로 의원직을 사퇴한 골리즈 가라만 전 의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가라만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고급 의류매장에서 약 9000뉴질랜드달러(약 755만원) 어치의 옷을 훔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그는 의원직을 사퇴했다.

당시 가라만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와 상담했던 정신건강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이며, 이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 정신 건강 문제 뒤에 숨고 싶지 않으며 후회할 행동을 한 것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가라만 전 의원은 전날 공개된 뉴질랜드 1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절도 행위에 대해 "자기 파괴 행위였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과 해를 끼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뉴질랜드 헤럴드 유튜브]


한편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난 가라만 전 의원은 199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뉴질랜드로 망명했다. 그는 뉴질랜드 대학에서 법학과 사학을 공부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은 뒤 12년간 국제 형사재판소에서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그는 2017년 비례대표로 뉴질랜드 국회에 입성했고, 2020년과 2023년 총선에서 당선돼 녹색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다만 그는 국회 입성 이후 여러 번 살해 협박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비난 세례를 받기도 했다. 가라만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다시 결정할 수 있다면 또 의회에 진출했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 할 것이다. 지역사회를 위해 더 좋은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 열심히 부딪혔지만, 유리 파편이 아직 얼굴에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