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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우리금융, 롯데손보 인수전 왜 발 뺐을까… 결국 과도한 '몸값' 문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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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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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던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돌연 발을 뺐다.

매각자와 매수자간 가격적인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가운데, 시장에 나온 생명보험사 매물 인수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처사로 풀이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우리금융은 28일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4월 롯데손보의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었는데, 이날 진행된 본입찰에는 나서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에 굵직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롯데손보도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다.

이날 롯데손보의 주가는 우리금융의 입찰 포기 소식으로 결국 23% 이상 폭락했다. 유력하게 점쳐져왔던 '우리금융의 인수가능성'이 롯데손보에게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호재였음이 증명됐다.

예상치못한 우리금융의 '변심'에 롯데손보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매각 관련 세부 사항은 주주사 소관으로 당사에선 공식적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리금융의 입찰 포기 이유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을 느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가격' 이외의 다른 이유를 찾기는 힘들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에 나선다고 공식화했을 당시부터 "오버페이는 없을 것"이라고 계속 강조해왔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금융이 가진 '총알'(인수대금)도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선 롯데손보가 약 2~3조원의 매각가를 어필한 반면, 우리금융은 그보다 낮은 인수가격을 고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입찰 포기를 선언한 만큼, 현재로선 우리금융이 다시 롯데손보 인수에 공을 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번 입찰이 백지화되고, 롯데손보가 다시 매각 가격의 눈높이를 낮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큰 시나리오다.

다만 보다 확실해 진것은, 현재 롯데손보가 원하는 '몸값'을 고집할 경우 인수자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몸값이 낮춰졌을 경우, 신한금융 등 보다 강력한 매수 후보자들이 등장할 수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5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공시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은 국내 보험시장에서 이들의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의 경우 손보사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생보사임에도 불구 보험사 매물 중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어 금융지주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온 상황이다.

동양생명의 자산 규모는 32조원 이상으로, 14조원 수준인 롯데손보보다 두배 이상 많다. 그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데에 외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대신 동양생명으로 우선 순위를 바꿨을 수도 있음을 짐작하게하는 대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검토중인 과정에서 롯데손보까지 인수를 하기엔 금액적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ABL생명과 패키지로 인수할 경우 합산 보험사 자산규모만 50조에 달한다. 자산규모로만 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농협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6위권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 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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