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첫 TV토론
바이든 '고령 리스크'에 민주당 패닉
'트럼프 청중 선동' 차단 위해
무관중 토론 불구 약점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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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 시간) 열린 미 대선 후보 TV 토론회는 무관중 토론으로 진행됐다. 답변 2분, 반박 1분의 발언 시간 외에는 상대 후보 마이크를 껐다. 두 후보는 사전 질의도 나누지 않았다. 준비 자료도 없이 펜과 메모지, 물 한 병만 들고 연단에 섰다. 이색적인 이 토론 조건은 바이든 측이 제안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토론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끊임없는 ‘말 끊기’에 시달리다가 “입 좀 닥쳐 달라”고 호통을 친 바 있다. 쇼맨십으로 유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청중을 선동해 ‘변수’를 만들 가능성을 높은 만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러한 토론 방식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돌발 변수는 없었지만 외려 고령 리스크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선명하게 부각됐다. TV 화면을 통해 비치는 바이든의 두 눈에는 힘이 없었고 입을 벌린 채 트럼프의 발언을 듣는 모습은 기약이 쇠한 노인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었다. 트럼프는 “뭐라고 말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 스스로도 무엇이라 말했는지 모를 것”이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반면에 트럼프는 ‘월등한 골프 실력’으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나는 시니어가 아닌 일반 클럽 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다”며 “바이든은 공을 50야드도 못 보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 직후 민주당에서는 후보 교체 논의가 열렸다는 후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의 불안정한 토론이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패닉을 불러일으켰고 대체 후보에 대한 논의가 다시 열렸다”고 긴급 타전했다. 바이든을 강력히 지지해온 익명의 민주당 전략가는 NYT에 “지금까지는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이 바이든에 대한 비판을 억제했지만 이제 그 두려움이 바이든을 물러나게 하라는 요구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이 대의원을 이미 확보한 만큼 경선을 지속하려 한다면 다른 후보가 지명 받을 길이 없다”면서도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 자체로 민주당 내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바이든이 후보 경선에서 사퇴한다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동으로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이 지지해준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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