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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일본인 모자 지키려 괴한과 맞선 버스 안내원 사망…中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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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쿨버스 정류장서 흉기 피습

중국에서 일본인 모자를 괴한의 흉기 공격으로부터 지키려다 중상을 입은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이 치료 중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28일(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시 인민정부는 해당 여성 안내원 후유핑(胡友平)씨가 지난 26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쑤저우시는 옳은 일을 보고 용감히 뛰어든 (후 씨의) 행동을 인정했고, 절차에 따라 쑤저우시 '견의용위 모범 칭호' 추서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견의용위(見義勇爲)란 '정의를 보고 용감하게 나섬'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지난 24일 오후 4시께 쑤저우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일본인 학교 스쿨버스가 하교 중인 아이들을 태우고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한 중국인 남성은 아들을 마중 나온 일본인 모자를 덮쳤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후씨와 주변 학부모 등에게 제압됐다. 남성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후유핑은 용의자의 범죄를 저지하는 과정에 중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26일 불행히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흉기에 다친 일본인 모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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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후유핑씨 애도 메시지와 조기 사진 게시한 주중 일본대사관 웨이보. [이미지출처=주중 일본대사관 웨이보 계정]


쑤저우시는 상하이시에 인접한 인구 1300만명 도시로 일본 기업도 많이 진출한 지역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쑤저우 일본인 학교는 이날 휴교했으며, 중국 다른 지역의 일본인 학교에서는 경비가 강화됐다. 주중국 일본 대사관은 "최근 중국 각지 공원이나 학교 등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흉기 관련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외출 시 주위 상황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후씨의 사망 소식은 이날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녀가 괴한을 막지 않았더라면 많은 아이들이 괴한에게 희생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정의로운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친절하고 용감한 여성,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람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중 일본 대사관 또한 이날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애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흉기 범죄가 이어지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동북부 지린성 지린시 도심 베이산 공원에서 중국을 방문 중이던 미국인 대학 강사 4명이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공안 당국은 용의자가 베이산 공원을 걷던 중 미국인 일행 중 한 명과 부딪힌 것에 화가 나 이들을 칼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외국인 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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