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인사이드] 금웅섭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 15.9%
10대癌 가운데 최저 수준인데
국소 재발률은 40~80%로 높아
중입자 치료·회전형 장비 병행
정상조직 손상 없이 효과 강력
2년 생존율 50% 이상으로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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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치료를) 벌써 12번이나 받았는 데도 적응이 되질 않네요. ”
김모 씨(47·남)는 지난달 28일 연세암병원에서 췌장암 환자로서는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4회씩 3주에 걸쳐 중입자를 총 12회 조사하는 일정이다. 이달 18일 마지막 회차를 채운 김씨는 “어디가 불편하거나 입맛이 없었던 것도 아니라 솔직히 (치료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 췌장암, 조기발견율 10% 미만…5년생존율 ‘15.9%’ 10대암 중 최저 수준
중앙암등록본부가 작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5.9%로 10대 암 중 가장 낮았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을 추정한 값을 말한다. 2017~2021년에 췌장암이 새롭게 발견된 환자가 5년 뒤 생존해 있을 확률이 6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췌장암은 처음 진단됐을 당시의 요약 병기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다.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일 때 생존율은 47.5%지만 주위 장기나 인접한 조직 혹은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시 21.5%, 멀리 떨어진 부위로 전이됐을 경우 2.5%까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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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번 항암치료 받고도 암진행···중입자치료로 희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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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 치료는 말 그대로 탄소 또는 헬륨과 같이 무거운 입자를 가속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연세암병원이 약 3000억 원을 투입해 들여 온 장비는 가속기(싱크트론)로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다음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암세포에 에너지빔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암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에너지 전달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소멸되는 ‘브래그 피그(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암 주변 정상조직에는 거의 손상을 가하지 않고 강력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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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부터 회전형 치료기 가동···췌장암·간암·폐암 등으로 적용 암종 확대
센터 개소 후 1년 넘게 치료 대상을 전립선암으로 한정했던 이유다. 360도 돌아가는 회전형 치료기는 환자 특성과 종양 위치에 맞게 조사 각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방사선량의 세밀한 분포가 가능하다. 환자의 호흡에 따라 달라지는 종양 위치를 분석해 중입자를 조사할 수도 있다. 고정형이 환자의 좌우 방향에서 조사가 가능해 전립선암에 특화됐다면 회전형은 췌장, 간, 폐와 같이 위치가 복잡한 장기에 암이 생겼을 때 적합하다. 금 교수는 “주요 혈관에 종양이 붙어있어 수술이 불가능한데 아직 원격 전이가 일어나지 않은 국소 진행성 췌장암이 중입자치료의 주요 대상”이라며 “수술 전 췌장암 주변의 미세 암세포들을 제어하고 완전 절제율을 높이기 위한 용도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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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 등 전통적 치료법에 중입자치료 접목···“임상 프로토콜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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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질 않아 약 6000만~75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전형 치료기 가동 소식에 췌장암, 간암, 폐암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췌장암 대기 환자만 60명 가까이 된다. 금 센터장은 “난치암 환자들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항암 등 전통적인 치료법과 중입자치료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해 췌장암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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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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