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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나경원 "후보 간 러닝메이트, 진귀한 풍경"…韓·元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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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이, 당권 레이스 상황에 대해 "일부 친윤의 후보로 나온 원 후보와 반윤 내지 친윤 계파를 새로 세우려는 한 후보 간 '줄세우기 전쟁'부터, 후보들의 '러닝메이트'라는 진귀한 풍경까지 보인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28일 대구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당원들이) 당·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저를 더 많은 지지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디고 <연합뉴스>가 대구 현지발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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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가 28일 오전 대구시의회에서 이만규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서을 등 지역 당협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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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례적으로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 간 '러닝메이트', 즉 일종의 당내당 또는 계파등록제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총선 패배 후 그해 8월 치러진 새누리당 4차 전당대회(8.7 전당대회, 이정현 지도부 선출)부터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됐지만, 이번과 같은 양상으로 당권선거가 치러진 적은 없었다.

2016년 8.7 전당대회는 크게 보면 '친박 대 비박'이라는 계파 간 대결이긴 했으나 친박계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면서 특히 최고위원 선거는 친박계 후보들 개인 간 경쟁 양상이 강했다.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7년 7.3 전당대회(홍준표 지도부 선출), 2019년 2.27 전당대회(황교안 지도부 선출) 때도 당 대표 후보와 일부 최고위원 후보 간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같아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뚜렷하게 '러닝메이트'라고 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당명이 국민의힘으로 바뀐 후에도 2021년 6.11 전당대회(이준석 지도부 선출) 때까지 비슷한 양상이었으나, 2023년 3.8 전당대회(김기현 지도부 선출)에서 당내 비윤계 후보들이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으로 뭉쳐 일종의 당내당 형태로 선거에 도전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2023년 3.8 전당대회에서 '천아용인'은 전원 낙선했고 대표-최고위원 모두가 친윤계로 채워졌으나, 선거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들이 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출마자로 팀을 짜서 하나의 컬러로 선거를 치른 것은 당 안팎에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3년 당시 소수파 후보들의 선택이었던 '러닝메이트' 또는 '팀' 전략은, 올해 전대에서는 주류 후보 캠프 2곳에서 공식화됐다.

현재 한동훈 대표 후보는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공개적으로 '팀'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장·박 후보는 이날 한 후보의 부산 방문 일정에도 동행했다. 한 후보는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난 후 "부산을 위해서 구체적·실효적 약속을 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장동혁·박정훈·진종오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개 언급도 했다.

원희룡 대표 후보 측도 이에 대응해, 인요한 최고위원 후보, 박진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원 후보 등 3인의 전당대회 출마자 사진을 한데 모은 웹 포스터 형식의 선전물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출마를 망설이던 인 후보를 원 후보가 찾아가 설득, 최고위원 후보로 나서게 하는 그림도 앞서 한 차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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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지난 27일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대구 수성갑 당협을 방문하고 있다. ⓒ한동훈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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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나선 원희룡 후보 측이 28일 공개한 웹포스터 형식의 온라인 홍보물. ⓒ원희룡 선거캠프



나 후보가 "줄세우기 전쟁", "후보들 러닝메이트라는 진귀한 풍경"이라고 비꼰 것에는 이같은 맥락이 있다.

다만 정작 나 후보도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와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후보는 앞서 당 전당대회준비위의 자격심사 불합격 결정으로 후보등록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했으나, 이날 이의신청이 인용돼 최고위원 후보로 막판 합류했다.

김 후보는 인용 결정 직후 SNS에 쓴 글에서 "당 대표 후보인 나경원 의원은 이번 저에 대한 선관위의 부당한 결정을 바로잡으려고 앞장서 주시고 헌신적으로 도와주셨다"며 "저에게 보여주신 애정과 열정에 이제 김재원이 나경원에게 보답할 차례"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나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에 대해서는 "사실 여론조사와 당심은 굉장히 괴리가 있다"며 "예전 이준석 전 대표와 (2021.6.11 전대 당시) 레이스를 할 때 1주일 전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저보다 24% 앞섰지만, 막상 나중에는 제가 4% 가까이 이겼다"고 일축했다.

이날 나 후보는 대구를, 한 후보는 부산을 각각 찾았고, 원 후보는 경남 창원을 방문해 박완수 경남지사를 만났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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