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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배신의 정치’ 대물림한 윤-한, 그 끝에서 탄핵문 열릴까 [논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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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윤-한 권력투쟁, ‘탄핵 서막’인가 ‘배신자 몰락’ 될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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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습니다. 지난 23일 출마 기자회견에선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겠다”며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제3자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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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 저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MB특검은 대법원장이 특검 정한 전례가 있다.”





이후 용산 대통령실과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모양새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동훈 후보를 “절윤”으로 지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 추진을 공언한 한 전 위원장은 ‘반윤’ 수준을 넘어선 ‘절윤’이라면서, 현 정권에서 호가호위 해놓고, 이제와 대통령을 부정하는 건 정치 상도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24일 MBC “한동훈은 반윤 아닌 절윤”…‘특검 입장’에 대통령실 강한 불만?)







“대통령실에서 이분은 아예 ‘절윤’이다. 절윤이라는 게 뭡니까? 윤 대통령과의 관계는 끝났다, 단절했다는 의미거든요.”(윤상현 당대표 후보, 2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윤석열이라는 현재 권력자와 한동훈이라는 미래 권력을 노리는 도전자가 여권 내부 주도권을 놓고 피 튀기는 권력투쟁에 돌입했음을 말해줍니다. 한때의 동지가 지금은 적이 된 형국입니다. 부모자식 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권력의 비정한 속성 앞에 20년 넘는 교분을 이어왔다는 두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저와 20년이 넘도록 이렇게 교분을 맺어온 한동훈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고요.”(윤석열 대통령, 5월9일 기자회견)





아니, 어쩌면 권력의 속성과 향방에 가장 민감한 정치검사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기에, 이런 갈등과 대결은 일찌감치 예고됐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두 사람은 지난 총선 기간 이미 두 차례 ‘윤-한 갈등’을 표출하며 사실상 결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 후보 출마에 앞서 친윤계에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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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대한’ 그런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그런 뜻이죠?”



이철규 “그건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표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17일 KBS ‘전격시사’)





또 출마 선언을 앞두고 한 후보가 윤 대통령에게 건 전화 통화를 두고도 10초만에 끝났느니, 15초만에 끝났느니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윤상현 “당 공천할 때 의도적으로 오히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을 배제했어요. 그러고 총선 패배한 이후에 식사 초대를 거부했어요. 그렇지요?”



진행자 “네.”



윤상현 “또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대표로 출마한다고 대통령한테 전화했는데 지금 통화시간이 10초다 15초다 이런 얘기 나오는 것 아닙니까?”(윤상현 당대표 후보, 2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을 들고 나오기 전에 이미 윤 대통령과의 관계는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당대표 출마 첫 일성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내세운 데는 특정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당 전당대회에 끼칠 수 있는 대통령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채 상병 특검법 찬성을 내세우더라도 원칙적 찬성 뜻을 밝히는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 한 후보 캠프에선 몇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후보는 결국 출마 선언 문답에서 바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못을 박았고,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발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가지를 노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자신에게 쏟아질 ‘총선 참패 책임론’을 덮어버릴 수 있다고 계산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후보는 총선 패배 뒤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며 사퇴했습니다. 그래놓고 불과 두달여 만에 당대표 출마에 나섰습니다. 책임지는 자세와 거리가 멉니다. 이럴 거면 애초에 왜 사퇴를 했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 패배 뒤 곧바로 당대표 경선에 나서자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총선에선 대선과 비교가 어려울 만큼 대패했습니다. 한 후보가 아무리 ‘당 쇄신’을 내세운들 출마 명분은 훨씬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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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채 상병 특검법을 제기하는 순간 여론의 관심은 그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한 후보는 가장 곤란한 질문을 건너뛸 수 있게 됩니다. 실제 흐름은 그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둘째, 경선 판도도 자신의 페이스로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같이 대표 경선에 나온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모두 윤 대통령과 당의 동행 또는 공조 안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을 변화시키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 후보는 당정관계 재정립을 1번으로 제시했지만, 추상적으로 원칙만을 얘기했다면 다른 후보들과 차별점을 드러내기 힘들었을 겁니다. 왜 출마했느냐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겁니다. 그러나 채 상병 특검법을 제시하는 순간, 다른 후보들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깔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한동훈이냐 아니냐로 경선 판을 가를 수 있다고 봤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계산대로 판이 짜인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경선 결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국민의힘의 당대표 경선 룰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만 대상)를 8 대 2 비율로 반영하도록 돼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층의 63.0%가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습니다.(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 조사. 22~24일 2006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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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원투표, 이른바 ‘당심’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민심과 달리 당심에는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윤 대통령의 영향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당심과 민심의 차이는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됐던 2021년 전당대회에서도 드러난 바 있죠.







“지난번 이준석 대표하고 제가 경선했을 때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 일주일 전 여론조사까지도 저보다 24% 앞섰습니다. 그런데 당원 투표는 제가 앞섰습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결과는 다르다.”(나경원 당대표 후보,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히 전체 당원의 40%를 차지하는 영남 당심에 눈길이 쏠립니다.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이 채 상병 특검이 윤 대통령 탄핵의 문을 열 수 있다며 반발할 경우 지금 여론조사의 압도적 우위가 최종 투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상대 후보들도 대통령과 절연한 당대표가 들어서면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일제히 당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탄핵의 초시계를 지금 작동을 시켜놓은 것에 말려드는 순진하고 위험한 그런 정치로 몰고 가는 겁니다. (…) 이러다가 다 죽는다.”(원희룡 당대표 후보,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결국 이 특검을 끊임없이 내면서 계속 특검 정국으로 몰아내는 것은 결국 대통령님을 흔들고 끌어내기 위한 것이구나를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나경원 당대표 후보, 25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이거는 오히려 80%에 달하는 당원분들 못 받아들입니다. 정말로 당정 관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당대표 누가 바랍니까?”(윤상현 당대표 후보, 24일 YTN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한 후보와 잠재적 대선 후보 경쟁자죠.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동훈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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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번 전당대회가 잘못되면 윤석열 정권은 파탄이 올 겁니다. .. 이미 국민들로부터 레임덕 비슷하게 지금 몰려가고 있는데, 당내 선거에서도 이상한 애가 당선이 돼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정부 여당이 같이 몰락하는 겁니다.”(홍준표 대구시장, 26일 원희룡 후보와 만나)





한 후보가 자칫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았고, 지금까지의 위치도 윤 대통령이 갖춰준 상황에 있거든요. 그런데 윤 대통령을 저렇게 멀리하고 기대를 저버리면 이게 또 배신자 코드,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가 있거든요.”(김재원 최고위원 후보, 28일 KBS ‘전격시사’)





이런 ‘1 대 3’ 상황에서 만약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당선되지 못할 경우 1, 2위가 맞붙는 결선 투표에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이렇게 하면 1차 투표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과반을 못 얻습니다. 결국 결선을 가면 뭉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대표되기가 참 어려울 것이다.”(박지원 민주당 의원,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반면 윤 대통령과 경쟁 후보들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더라도 한동훈 대세론이 흔들리진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나머지 2, 3, 4등이 누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표가 ‘죽어도 한동훈은 안 된다’ 이 표일까, 그런 성향의 지지는 아닐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1차에 끝날 가능성이 전 있다고 보고, 설사 뭐 2차로 가더라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25일 MBN ‘지하세계’)





지금까지 한 후보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주장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으로 드러나는 여권의 권력투쟁 상황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런 정치공학적 분석을 뛰어넘는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연 한 후보가 주장하는 방식으로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의혹의 전모를 밝히고 스무살 아들을 잃은 부모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겠느냐 하는 물음입니다.



먼저 짚을 점은 이른바 한동훈식 ‘제3자 추천 방안’의 적합성 여부입니다. 한 후보는 대법원장을 콕 집어 추천권자로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대법원장을 임명한 사람이 누구인가요. 바로 윤 대통령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한 후보가 실은 윤 대통령을 봐주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장 누구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신 분이에요. 여기에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순수하거나 순수한 척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고요.”(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2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 대상이라는 점은 이제 기정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원칙이 돼야 할 건 특검 대상인 윤 대통령과 가장 얽히지 않는 방식으로 특검이 추천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 후보는 야당이 추천하면 정략적인 특검이 된다며 현재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사실 윤 대통령의 영향에서 가장 독립돼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보면 야당 추천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의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한 후보 자신이 수사에 참여했던 국정농단 특검 등 전례도 많습니다.





그래도 제3자 방안을 고수한다면, 최소한 대한변협이 4명을 1차 추천하고 그 중 2명을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방안 등 윤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그나마 일정한 타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 후보가 계속 대법원장 추천안만을 고집한다면, 차별화는 시늉일 뿐 실은 여전히 윤 대통령 눈치를 보며 특검법 통과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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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가방 사안’ 같은 말을 쓰며 일축한 것도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는 한 후보 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합니다.





“도이치 사안은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은 사실관계가 대부분 나왔고 법리 판단만 남은 단계로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한동훈 당대표 후보, 23일 출마 기자회견)





국민권익위가 명품백 수수에 면죄부를 주고, 현 정부 검찰은 2년 넘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뭉개고 있습니다. 여기엔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후보 책임이 매우 큽니다. 국민 대다수는 김건희 특검 외엔 무너진 정의를 바로세울 방법이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 후보의 발언과 태도는 그가 여전히 권력의 심기를 살피며 교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이래서야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할 뿐더러 윤 대통령과의 권력투쟁에서도 우위에 서기 어려울 것입니다. 어정쩡하게 차별화 시늉으로 과실만 따먹으려다간 도도한 민심의 물살에 윤 대통령과 함께 떠내려가 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겁니다.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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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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