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8~29일 경영전략회의…제약·바이오 리밸런싱 화두
SK서린빌딩 전경. [사진=SK] |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8일~29일 양일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성장사업 투자 및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 등을 집중 논의한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 30여 명이 총출동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다.
이번 경영전략회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고강도 리밸런싱의 방향성을 잡는 중요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통상 하루 동안 진행돼 온 경영전략회의가 이례적으로 1박 2일간 진행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만찬을 없애고 종료 시간도 따로 정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 방향이 도출될 때까지 사실상 무한 토론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SK팜테코, SK바이오팜,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은 이번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SK의 바이오 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 아래 SK바이오팜, SK팜테코가 있고 나머지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는 최창원 의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가 최대주주인 구조로 이원화된 상태다. 각 계열사의 중복 사업이 상당하지만 지배구조가 복잡한 탓에 교통정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으나, 최근 최태원 회장이 바이오 사업을 콕 집어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경영전략회의에서 이를 위한 방법론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창원 의장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쥐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되는 등 최 의장의 그룹 내 위상이 커지고 있고, 기존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IDT 바이오로지카의 인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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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각 계열사의 분위기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SK㈜가 소유한 SK팜테코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버지니아 공장 매각 논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회사 측은 "매각 여부를 포함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사업 운영 일환으로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며 방향성을 고민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때문에 미국 증권시장 상장, 지분 매각 등 SK팜테코 활용법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반대로 SK디스커버리 지배 하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27일 독일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 회사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60%를 339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매출 기준 세계 톱10 수준의 CDMO 역량을 가진 기업이다.
마찬가지로 CDMO 사업을 영위하는 SK팜테코 공장 매각설이 돈지 며칠 만에 나온 인수 소식에 일각에서는 SK의 제약·바이오 리밸런싱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직접적으로 중복되는 CDMO 사업은 물론이고, 이번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를 발표하며 SK팜테코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가 SK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못을 박았다. 결국 SK바이오사이언스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리밸런싱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IDT 바이로로지카 인수 관련 간담회에서 "SK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이라는 이름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번 계약은 최적화의 큰 흐름에 속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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