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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어대명' 과속했나…'이재명 대항마' 전멸 조짐에 역풍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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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위 "후보 단독 출마 시 경선 룰 논의 시기상조"

독주 시 '이재명당' 낙인…백가쟁명 與 전대와 대비

뉴스1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6.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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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이재명 전 대표 단독 출마 시 적용될 경선 룰 결정을 유보하고, 차기 지도부 선출 방식만 확정했다.

아직 후보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준위가 이 전 대표의 단독 출마를 가정한 채 룰을 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준위의 설명이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 흥행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준위는 전날 국회에서 제2차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당대표 선출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9.1대1로 정했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당 지도부를 포함한 중앙위원의 표심을 줄이고 당원 표심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다만 민주당 전준위는 이 전 대표의 단독 출마 규정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이 선뜻 출마 의향을 밝히지 못하는 분위기에 중앙당이 힘을 보태는 모습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을호 전준위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당대표 후보 등록 현황을 보고 상황에 맞춰서 논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지금 (단독 후보 경선 룰) 논의하면 어느 한 분의 등록을 정하고 하는 거라 부담스럽다"며 "다른 분들도 출마 의향이 있을 수 있는데 중앙당에서 먼저 단독을 설정하고 변경하는 게 국민과 언론에 비치면 혹여라도 다른 후보 부담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을 밝힌 후보들은 친명 일색이다. 여기에 더해 당 대표 선거에서도 이 전 대표의 독주 모습이 굳어진다면 '이재명당' 낙인이 불가피하다.

'어대명'으로 결말이 뻔한 전당대회가 될 경우 향후 지지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고심이 깊다. 존재감이 큰 4명의 후보가 나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컨벤션 효과' 기대감이 높아지는 여당과의 대비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당 안팎의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당권 대권 분리' 당헌·당규 개정 강행 과정에서도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지방자치학교 개교식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를 추대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이 전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에 당내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26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연임하는 것이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느냐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중도층에서 '이거 좀 욕심이 과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준위는 '이재명 대항마'를 기다리고 있지만 '들러리'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추가 출마자 전망은 비관적이다.

5선의 이인영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본인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전 의원도 여지는 열어뒀지만 출마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관측이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따른 중도층 반감 완화가 민주당의 어려운 숙제로 다가오는 형국이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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