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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치매 걸린 어머니를 럭셔리 요양원에서 공짜로 받아준다면...당신의 선택은?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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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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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을 알 수 없는 소년은 자기를 사랑해주는 양부모에게 돈다발과 보석을 기이한 방식으로 선물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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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바로 보기 | 7부작 | 청불

쓰레기처리장에서 산다. 눈앞 한 끼가 걱정일 정도로 가난하다. 부부는 어느 남자아이를 입양하면 부자가 된다는 소문을 듣는다. 문제는 있다. 아이를 입양해 부자가 된 사람은 의문 속에 죽는다. 아이는 악마의 아들로 여겨진다. 부부는 거금을 손에 쥐자마자 아이를 죽이면 되리라 생각하고 ‘모험’에 나선다. 부부는 죽지 않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①악몽과 백일몽에 담은 인생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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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는 알츠하이머 어머니를 무료로 받아주겠다는 요양원의 제의를 받아들인 후 상상 초월의 일을 겪는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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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부도 있다. 알츠하이머를 심하게 앓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한다. 요양원에 모시고 싶어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부자들만 이용하는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무료로 보살펴주겠다고 제안한다. 어머니가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한 점을 감안했다고 한다. 부부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기기로 한다. 요양원은 왜 알츠하이머 환자를 돈 한 푼 받지 않고 받아들였을까.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기이한 이야기 7편을 품고 있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느 날 생각지도 않던 인생의 반전이 찾아온다. 삶을 바꿀 일이나 기쁨 대신 공포가 어려 있다. 극장 간판 제작이 생계인 젊은 부부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어느 날 밤 아내 약을 사러 나갔다가 기묘한 일을 겪는다. 자신이 일했던 폐업한 극장에 불이 켜져 들어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3년이 흘렀다. 끔찍한 일이나 이유를 알 수 없다.

②상상으로 인도네시아 사회 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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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은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인도네시아 사회의 어둠을 들춘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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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들은 가난한 주인공들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회의 어둠을 들여다본다. 극장에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3년을 잃어버린 남자의 사연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바닷가 무허가 판자촌에 사는 부부 이야기는 자본과 결탁한 인도네시아 공권력의 비정함을 고발한다.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이야기도 있다. 젊은 여성 소설가는 베스트셀러 ‘시와 고통’을 낸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한다. 그는 출판사 대표의 성화에도 ‘시와 고통’ 속편을 쉬 내지 못한다. 소설을 쓰는 동안 초현실적인 일을 겪었는데 이는 가정폭력과 관련 있다.

③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꿈 같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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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계를 위해 최면술을 악용한 한 어느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최면에 걸려 곤경에 처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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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Nightmare)과 백일몽(Daydream)이라는 제목 속 단어가 암시하듯 드라마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일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이야기들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섬뜩한 공포가 심장을 놀라게 하면서도 차가운 사회 비판이 두뇌를 자극하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도덕과 양심의 문제, 사랑의 의미 등을 되짚는다. 메시지들이 특별하다고 할 수 없으나 꽤 묵직하게 다가온다. 저지대 사람들의 사연은 자카르타 도심의 휘황한 빌딩들과 대조를 이루며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뷰+포인트
인도네시아 유명 감독 조코 안와르가 기획했다. 그는 7개 이야기 중 5개의 각본을 썼다. 1편과 7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비밀스러운 요양원에 어머니를 보낸 아들의 사연을 그린 ‘오래된 집’(1편)이 가장 눈길을 끈다. 독특한 이야기가 개성 넘치는 화면과 어우러져 공포감을 만들어낸다. 안와르가 왜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꼽히는지 짐작이 가는 에피소드다. 7개 이야기 모두 흥미 있는 내용들이나 조금은 황당한 장면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최근 한국 영화 산업이 합작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콘텐츠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는 드라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84%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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