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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가장 즐거운 시간에 죽는다”…안락사 테마파크, 세상에 이런곳 있다니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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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높이 닿을까
세쿼이아 나가마쓰 지음 /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펴냄 /


매일경제

영화 ‘다 잘된 거야’의 한 장면. 병상의 아버지 앙드레는 딸 엠마뉘엘에게 “이 삶인 내 것이 아니다”라며 안락사를 요청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 제공=더쿱디스트리뷰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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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극찬을 받은 일본계 미국인 작가의 소설집 ‘우리는 어둠 속에서 얼마나 높이 닿을까’가 출간됐다. 빙하가 녹아 고대 바이러스가 풀려난 뒤 전염병이 도는 끔찍한 세상을 다룬 14편의 작품을 다루는데, 상상력으로 작성된 내용이 충격적이다. 눈길을 잡는 작품은 두 번째 작품인 ‘웃음의 도시’다. 이른바 ‘안락사 테마파크’라는 논쟁적 소재를 다루기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전염병에 걸린 아이를 놀이공원으로 안내하고 ‘아이들이 가장 즐거운 시간’에 눈을 감도록 한다는 놀라운 발상. 죽음의 공포를 이기기 위해 아이들은 테마파크에 도착하지만 맑은 웃음의 장막 뒤에 숨겨진 건 죽음뿐이다. 테마파크에서 일하는 전직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이곳의 아이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롤러코스터에 탄 아이들을 보며 부모들은 마음을 바꾸기도 하지만, 이곳의 결말은 결국은 죽음이다. 부조리, 이것은 미래 디스토피아 소설의 키워드다.

책에 등장하는 새로운 세계는 ‘선사시대의 매머드 사체로 물컹해진 시베리아 땅’에서 출발한다. 피할 수 없는 재난 속에서 인간의 세계는 냉혹한 상상력으로 ‘해부’된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연대가 유발하는 아름다움이 문장마다 촘촘하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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