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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소득·재산 많아도 OK'... 출산 가구 유리한 공공 전셋집 나왔다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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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전세' 27일부터 첫 시행
소득·재산 기준 없이 누구나 청약
시세 90% 전셋값에 최대 8년 거주
자녀 있거나 임신한 가구가 유리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자녀와 함께 살 전셋집, 적어도 거실 하나에 방 두 개는 딸린 수도권 전셋집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하며 전세사기까지 완벽하게 예방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7일부터 첫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 ‘든든전세’입니다. 무주택자라면 소득은 물론, 재산도 따지지 않고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자녀가 많을수록 당첨에 유리해 출산 가구가 가장 큰 혜택을 입을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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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중랑구에 공급하는 든든전세 주택. L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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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면 누구나 청약 가능


든든전세는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새로운 공공 전세임대주택제도입니다. 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을 매입해 직접 전세를 놓아요. 전셋값은 주변 시세의 90% 수준이고 계약을 2년씩 3번 연장해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죠. 입주 희망자가 갖춰야 할 유일한 조건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무주택 상태여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저소득층에 먼저 입주 기회를 주려고 소득이나 자산을 깐깐하게 따지는 다른 공공임대주택보다 청약 문턱이 낮습니다.

LH 든든전세 주택은 3, 4인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대부분이 전용면적 60~85㎡ 규모로 공급됩니다. 이번에 청약 가능한 물량 1,635호에, 연내 1,200여 호가 추가 공급될 예정인데 대부분(2,400여 호)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답니다. LH는 내년까지 신축 주택 1만5,000호를 추가로 매입해 든든전세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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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중랑구에 공급하는 든든전세 주택 내부. L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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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많은 순서대로 우선 공급


자녀가 많다면 든든전세 주택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LH는 자녀 수에 따라 점수를 매겨 고득점자부터 입주 기회를 줍니다.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출산한 아기나 임신한 태아가 있다면 1점을 받습니다. 2년 이내 태어난 입양아도 마찬가지예요. 여기에 태아를 포함한 미성년 아이가 1명이라면 1점, 2명이면 2점, 3명 이상이면 3점을 받는 식입니다. 재혼한 청약자는 이전 배우자와의 혼인 관계에서 출산한 미성년 자녀에도 점수가 부여됩니다.

동점자가 발생하면 추첨으로 입주자를 정합니다. 이후 남은 주택이 있다면 이 역시 추첨으로 입주자를 가리죠. 이전에 시행한 유사한 제도에서는 경쟁률이 10대 1 안팎이었습니다. 여준구 LH 매입임대공급운영팀장은 “당첨자 점수는 대부분 최고점인 4점에 가까울 것”이라며 “출산 가구에 더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어요.

입주자가 살 집을 고르는 것은 아닙니다. 입주자는 공고일 기준 주민등록표등본상 거주하고 있는 모집 권역에 한해 지역을 골라 청약할 수 있어요. 당첨자가 결정되면 여기서 다시 추첨으로 주택을 배정합니다. 이번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권역은 △서울·인천·경기 △대전·세종·충남 △광주·전남·제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 등 6곳입니다. 예컨대 서울 금천구에 청약한다면 가산동 비엘하우스104(42호) 포레987(50호) 등 총 92호 가운데 전셋집이 정해지는 거죠.

공고를 살펴보면 수도권에는 큰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는 지역이 다수 있습니다. 경기 수원시 수원플러스타워(72호), 인천 에코파크힐(148호)·수아비스(167호)·청라더라포레(77호) 등이 대표적이죠. 여 팀장은 “건물을 통째로 매입해 물량이 많이 공급되는 사례가 있다”며 “다만 원룸이 많은 오피스텔보다 다세대주택 등 빌라가 면적이 더 넓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예비자도 선정해 입주 기회 제공


당장 입주하지 못하더라도 예비 입주자로 선정되면 두 번째 기회를 얻습니다. 통상 주택 공급량의 3배를 당첨자와 예비 입주자로 선정하거든요. 이번에 모집하는 인원이 4,000명에 가까운 이유죠.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기타 사유로 빈집이 생기면 미리 선정된 예비자가 순번에 따라 잔여 주택의 동·호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습니다. 예비 입주자 자격은 발표일로부터 90일까지만 유지되고 그다음 날 소멸합니다.

주의할 점은 입주 희망자는 공고일부터 입주할 때까지 △무주택 가구 구성원 △가구원 수 등 자격 요건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주택 가구 구성원은 ①신청자와 배우자 ②신청자와 배우자의 직계존속 ③신청자의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 ④배우자의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입니다. ② ③ ④는 신청자 또는 배우자의 주민등록표등본에 등재된 사람으로 제한되는 점 기억하세요.

청년·신혼부부 위한 매입임대


자녀가 없어도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LH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매입임대주택도 대거 청약 절차를 시작했는데요. 전체 공급 물량은 4,941호입니다. 든든전세와 달리 소득과 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여야 하지만 임대료는 더 저렴합니다.

먼저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 예비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구 등에 공급됩니다. 유형Ⅰ은 다가구, 다세대주택 등을 시세 30~40% 월세로 제공하고 20년까지도 거주 가능합니다. 유형Ⅱ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시세의 70~90% 수준 임대료로 공급합니다. 월세를 약간 내야 하지만 전셋값 비율이 높은 ‘준전세형’으로 최대 10년, 자녀가 있으면 14년까지 거주할 수 있어요.

공급량은 유형Ⅰ 1,074호, 유형Ⅱ 487호입니다. 입주자는 미리 정한 순위대로 결정되고 순위 내 경쟁이 발생하면 추첨으로 입주자를 정합니다. 유형Ⅰ은 △신생아 가구와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한부모 가족 △미성년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한부모 가족 △자녀 없는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혼인 가구 순서로 주택을 우선 공급합니다. 유형Ⅱ는 여기에 마지막으로 △혼인 가구가 추가돼요.

유형Ⅰ은 순위에 포함된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의 70%(맞벌이 90%) 이하면서 국민임대주택 자산 기준(자산 3억4,500만 원, 자동차 3,708만원)을 충족하면 청약 가능합니다. 유형Ⅱ 역시 순위에 포함된 무주택 가구 구성원에게 청약 자격이 주어집니다. 가구당 소득은 1~4순위는 도시근로자 가구의 100%(맞벌이 120%) 이하여야 합니다. 5순위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20%(맞벌이 140%) 이하가 적용됩니다. 가구당 자산은 1~4순위는 국민임대주택 자산 기준과 같고 5순위는 3억6,2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한국일보

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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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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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1,614호도 공급된다고 합니다. ‘청년매입임대주택’은 19~39세 청년이 청약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100만~200만 원이고 월세는 주변 시세의 40~50%가 책정됩니다. 최대 10년까지 거주 가능하고 입주 후 혼인하면 20년까지 거주 기간이 늘어난다고 해요. 이주가 잦은 청년층 수요를 반영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이 구비된 게 특징입니다.

입주 자격은 공고일 기준으로 혼인하지 않은 무주택자이면서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또는 19세 이상~39세 이하에게 주어집니다. 다만 여기에 우선 공급을 위한 순위 요건까지 갖춰야 청약이 가능해요. 1순위는 생계·의료·주거급여 수급자 가구이거나 한부모 가족, 차상위계층입니다. 2순위는 청약자와 부모의 월평균 소득 총액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의 100% 이하인 청년입니다. 3순위는 청약자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1인 가구의 100% 이하여야 합니다. 자산은 2순위는 국민임대주택 자산 기준, 3순위는 자산 2억7,300만 원, 자동차 3,708만 원 이하여야 하죠.

이 밖에 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주택 1만 호를 경매로 낙찰받아 든든전세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LH와 달리 HUG는 입주자 전체를 추첨으로 선정합니다. 입주자 모집은 7월로 예정돼 있으니 참고하세요.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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