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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한우·젖소 농가 풀사료 걱정 '뚝'..."맛있는 국산 알팔파 맘껏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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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연구팀이 개발한 국산 '알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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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위치한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알팔파 재배포장에서 이기원 농업연구사가 작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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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산 알팔파(Alfalfa) 가격이 kg당 494원으로 수입건초 610원(2023년)에 비해 19%정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 논에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해 본격적인 종자보급이 이루어지면 농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경남 고성군 최모 농장주)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축산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온 풀사료 '알팔파' 품종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돼 본격적인 '국내 생산시대'를 앞두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알팔파 건초 수입량은 농가수요가 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지만 최근 해외 시장상황(해상운임, 환율상승, 기상이변 등)의 잦은 변동으로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농가 부담이 컸다.

30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사료 알팔파는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작물로 생산성과 사료 가치가 우수해 '풀사료의 여왕(Queen of Forages)'라 불리우고 있다. 전 세계 축산농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료작물로 젖소의 유량(乳量) 증가와 고품질 우유 생산에 도움을 줘 젖소와 한우 사육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로 알려져 있다.

또 알팔파는 일반적으로 단백질함량 18~22% 수준으로 소화 가능한 영양소 총량이 풀사료중 최고로 통한다. 1년에 4~5회 수확으로 연간 건초 생산량이 ha당 14~18톤에 달해 전 세계 축산농가들로부터 크게 사랑받고 있다.

문제는 알팔파가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재배되지 못하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입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농가경영에도 큰 부담이 됐다. 알팔파 수입량(톤)은 2013년 16만4000톤에서 2021년 19만1000톤으로 증가했고, 건초 통관가격은 2021년 388달러(톤당)에서 2022년 550달러로 크게 올랐다.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는 이를 위해 2015년부터 알팔파 국내·외 유전자원 44개 품종을 수입하고 인공교배와 우수형질 선발을 통해 국산 품종개발에 착수했다. 2018년 우수 계통을 최종 선발해 2021년부터 생산성 검정과 지역(강원평창, 충남천안,전북정읍,경남진주) 적응성 시험을 실시했 '알파원'과 '알파킹' 2개 품종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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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팔파 표본 /사진=정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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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알파원'과 '알파킹'을 세계적인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버널'과 비교한 결과, 조단백질 함량은 2개 품종 모두 20% 이상으로 버널(18%)보다 높았다. 또 소화율에 있어서도 알파원(85.6%)과 알파킹(79.5%)이 버널(71.5%)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생산성에 있어서도 알파원은 1회 수확시 버널보다 5% 높았으며, 알파킹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재생력이 우수해 연 4회 수확시 생산성이 버널보다 11% 앞섰다.

농진청은 알파원과 알파킹의 품종보호출원을 완료했으며, 농가 실증사업을 통해 종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종자 씨받이밭(채종포) 10ha를 조성했다. 또 종자 생산 전문업체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으며, 생산된 종자는 농가에 적극 보급할 예정이다.

이기원 농업연구사(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는 "그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알팔파 재배가 시도됐지만 대부분 실패하면서 수입의존도가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는 낮은 토양 산도와 비옥도, 물빠짐 불량에 기인한 것으로 연구진은 재배지 선정 기술과 필수 양분을 포함한 시비 방법을 개발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알팔파 재배와 건초 생산이 활발해 지면 국내 풀사료 수급 불안 해소는 물론 가격 안정에도 큰 도움이 돼 축산농가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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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위치한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알팔파 재배포장에서 이기원 농업연구사와 소속직원이 작황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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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위치한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는 다양한 알팔파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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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품종개발과 더불어 건초 생산기술(열풍 건초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유통 및 농가 이용 편의성도 크게 개선했다. 건초는 축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저장 풀사료로 수분 함량이 낮아 저장과 사료배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무게도 가벼워 유통에도 유리했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건초생산 기술이 미비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열풍 건초 생산시스템으로 생산한 알팔파 건초의 사료가치는 조단백질이 23.57%, 총가소화양분이 64.35% 내외를 기록해 최고 등급의 수입 알팔파 건초(조단백질 17.38%, 총가소화양분 64.14% 내외)보다 품질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였다. 또 농가 구매비용 부담을 수입 알팔파 건초에 비해 최대 44%까지 줄였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국내 밭, 간척지에 국산 알팔파 품종을 재배하면 국내 자급이 가능해 값비싼 수입 건초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생산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수입건초를 대체하고 양질의 고품질 알팔파 생산기반을 확대함으로써 건초 생산기반 확립은 물론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에도 더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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