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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파묘'·'범도4' 천만 두 편 말고는 부진 못 면한 韓 영화 [상반기 결산-영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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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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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4년 상반기에도 극장가의 부익부빈익빈은 계속됐다. 입소문을 탄 영화는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할 정도로 크게 흥행했으나, 그밖의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직후임에도 연초의 극장가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이어져 온 한국 영화의 부진 탓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들의 흥행을 쉽사리 낙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봄'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천만 영화의 탄생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2월 개봉작인 '파묘'가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20, 30대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신드롬급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파묘'는 개봉 32일 만인 3월 24일 천만 관객을 돌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5월 기준 최종 1191만 1209명을 동원했다.

'파묘'의 천만 흥행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했다. 극장가의 전통적인 성수기, 겨울 방학 시즌을 비켜 나간 2월 말, 대중적인 '드라마' 장르가 아님에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의 성공에서 가장 특징적이었던 것은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MZ 세대 관객들의 '적극적인 입소문'이었다. 하얀 캔버스화를 신고 대살굿을 하는 김고은이나 온몸에 새겨넣은 축문을 드러낸 '힙'한 이도현의 모습에 MZ 관객들은 열광했다. 더불어 여러 이야깃거리를 파생시킨 '이스터 에그'는 'N차 관람'을 유도한 요소로 활용됐으며, 관객이 그린 팬 포스터를 적극 활용해 공식 포스터를 만드는 등 MZ 관객들과 적극 소통하는 마케팅도 흥행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파묘'의 흥행 뒤에 곧바로 '범죄도시4'의 천만 돌파가 뒤따랐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2편(2022)과 3편(2023)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4월 24일 베일을 벗은 '범죄도시4'도 개봉 22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트리플 천만 돌파'에 성공했다. '범죄도시4'는 팬데믹 전인 2019년 '극한직업' 이후 최단기간 천만을 돌파한 한국 영화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괴물 형사 마석도의 활약상을 담은 이 액션 범죄물 시리즈는 흥행 부진이 계속되던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서 이례적으로 '천만 돌파'라는 성과를 연이어 이뤄내고 있다.

상반기, '파묘'와 '범죄도시4'가 이뤄낸 천만 관객 동원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영화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밖의 개봉작들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거나 그에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상반기 개봉한 상업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파묘' '범죄도시4'와 더불어 저예산 영화인 나문희 김영옥 주연 '소풍'(누적 35만 134명), '건국전쟁'(117만 3344명) 정도가 전부다. 호평 속에 선방했던 '시민덕희' '그녀가 예뻤다'는 손익분기점에 근접했으나 공식적으로 이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더불어 '외계+인 2부' '노량: 죽음의 바다' '댓글부대' '도그데이즈' '데드맨' '원더랜드' '설계자' 등 기대작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영화의 '부진'을 방증하는 또 하나의 현상은 세계 최고 영화제인 칸 영화제에서 드러난 존재감이었다. 지난 5월 열렸던 제77회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한국 영화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작 '베테랑2'와 라 시네프 섹션(구 시네파운데이션)의 초청작인 단편 영화 '메아리'(감독 임유리) 두 편 정도였다. 경쟁 부문은 물론, 칸 영화제의 병행 섹션이라 불리는 비평가 주간이나 감독 주간에도 이름을 올린 한국 영화는 없었다. 지난해 '화란'(주목할 만한 시선) '거미집'(비경쟁 부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미드나잇 스크리닝), 단편 영화' 홀'(시네파운데이션) '이씨네 가족들'(씨네파운데이션)까지 다섯 편이 공식 초청을 받고, 비평가주간에 '잠' 감독 주간에 '우리의 하루' 등이 초청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을 주는 결과였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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