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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임명장 쓰는 '명필 공무원' 필경사···역대 5번째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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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신원조회 후 5대 필경사로 임용

서울경제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붓글씨로 쓰고 대한민국 국새를 날인하는 공무원인 ‘필경사(筆耕士)’ 합격자가 나왔다.

1일 인사혁신처 홈페이지에 게재된 ‘2024년 인사혁신처 경력경쟁채용시험 최종합격자 공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필경사(전문경력관 나군) 최종 합격자 1명이 공고됐다. 이 합격자는 56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오는 4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신원 조회와 신체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제5대 필경사로 공식 임용된다. 2018년 11월 제4대 필경사(김동훈 주무관)를 선발한 뒤 약 6년 만이다.

필경사의 주요 업무는 5급 이상 공무원의 대통령 명의 임명장 작성, 대통령 직인·국새 날인,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시스템 운영·관리, 정부 인사 기록 유지·관리, 임명장 수여식 행사 관리 등이다. 필경사는 1962년 처음 생긴 이래 62년 동안 단 4명 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공무원 가운데 가장 희귀한 직군으로 꼽힌다. 필경사는 통상 1년에 약 4000∼7000장의 임명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경사 응시 자격 요건과 채용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다. 구체적으로 임용 예정 직위와 동일하거나 이에 상당하는 직위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경력, 또는 관련 직무 분야에서 3년 이상 연구나 근무한 민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혹은 미술이나 서예 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관련 분야 학사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 또는 연구한 경력자 등이어야 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실기를 통해 한글 서체, 글자 배열, 완성도 등 임명장을 작성하는 역량 평가도 받아야 한다.

2005년 한때 공무원이 받는 임명장을 전산화한 적도 있었으나 공직자들의 의견 제기로 같은 해 필경사가 쓰는 수기 임명장이 복원되기도 했다. 공직 생활의 자랑으로 삼을 만한 임명장을 컴퓨터 프로그램과 인쇄기로 때울 수 없다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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