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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핵무장론’ 쏘아올린 나경원…“미국 선의에만 의존해선 우리 안보 못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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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韓 핵무장 관련 토론회 주최
“국정원 산하 연구소도 핵무장 언급”
태영호 “러, 북핵 적극 지지 밝힌셈”
‘킬체인’ 한계 지적…자체무장 촉구


매일경제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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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직에 도전하는 나경원 의원은 “미국의 선의에 의존하는 레토릭만 되풀이해서는 절대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핵무장 3원칙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핵무장 3원칙,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전 토론회’에서 “장차 미국의 안보와 안보 이익과 한국의 안보 이익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안보 이익이 우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6·25 전쟁 74주년이었던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핵무장론’을 쏘아 올린 그는 이날 관련 토론회를 주최하고 북핵과 관련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토론회에는 김대식·유용원·김민전·강선영 국민의힘 의원,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실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 전략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나 의원은 앞서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 등 ‘핵무장 3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당 대표가 되면 이에 따른 핵무장을 실현해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과 참석자들은 북한의 동향, 그리고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따라 유연하면서도 단호한 정책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국과의 동맹을 십분 활용해야 하지만, 동시에 미국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는 공감대 역시 형성됐다.

나 의원은 “최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도 핵무장 등을 포함한 정부 차원의 검토를 이야기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북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될 수도 있고, 그 의제는 핵동결이 될 수 있단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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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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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서로 발제를 맡은 김태우 박사는 “핵 주권은 사실 35년의 숙원이었다. 정치권에서 35년간 폭탄 돌리기를 했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건 1989년부터 저희 전문가들은 다 간파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이어 “한미 정부는 협상 외교를 통해서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는 망상 속에서 35년을 허비해왔다”며 “어느 한 쪽이 일방적 우위를 갖고 있는데 다른 한쪽이 선의를 보인다고 (우위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당면한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강압을 앞세우고 백령도나 연평도를 점령하는 시나리오”라며 “북한의 핵무력, 핵위협이 성장하는 속도는 우리가 대비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성장 박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트럼프는 주한미군 비용이 너무 많다고 125번 이야기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이야기했다”며 “재선되면 주한미군 완전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축할 거고, 훈련도 축소하려 할 것이고, 전략자산을 전개할 때마다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러 관계는 더 긴밀해져서 냉전시대의 동맹 관계를 완전히 회복했다”며 “트럼프가 되어도 우리는 미국이 하는 걸 지켜봐야만 하나. 상황이 달라지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와 사회가 “트럼프를 악마화, 핵무장을 악마화하고 지나치게 현실을 도덕적 관점에서 보려고만 하고 있다”며 “트럼프 재집권 시 국방장관이 될 가능성이 큰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 역시 회고록에서 ‘미국 국방비 지출이 너무 많다. 50% 정도 줄여야 한다’고 썼다. 국방비를 줄이면 해외 주둔하고 있는 미군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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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의원(왼쪽)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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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북한 영국공사이자 탈북자 출신인 태영호 전 의원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언급하며 “푸틴은 ‘김정은 정권이 최근 몇 년간 이룩한 모든 군사분야 성과를 러시아는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며 “최근 몇 년간 북한이 이룩한 군사적 성과에서 가장 핵심은 핵”이라고 짚었다.

태 전 의원은 “(푸틴은) 유엔의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북러 간 무역 결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할 거다(라고 말했다)”며 “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근간을 지키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중 하나인 러시아가 이제는 북한의 비핵화의 그나마 한 가닥 희망 줄이었던 대북제재에서 공식 탈퇴한다는 걸 전 세계에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미국의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되는 것은 물론, 자체 개발 능력 역시 갖춰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과거에 킬체인이라 하면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100개가 있을 때 그것만 관리하는 식”이라며 “지금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셀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이어 “북한이 우리를 때리려고 하는 의도를 우리가 확인했을 때 못 때리도록 선제 타격하는 건 불가능하다. 몇 발은 맞을 수밖에 없다”며 “확장억제는 무력화됐다. 과연 미국이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타격)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미지수에 우리 생명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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