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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빚 못 갚는 소상공인 급증…지역신보 대위변제액 5개월만에 1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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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대위변제액 작년보다 74% 껑충

자영업자 연체액도 11조로 사상 최대치

영업이익 줄며 ‘고물가·고금리’ 직격탄

경향신문

서울 종로의 한 전통시장의 문을 닫은 상가 골목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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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이 소상공인 빚을 대신 갚아준 규모가 5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연간 5000억원 수준이던 대위변제액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소상공인들은 한계에 몰렸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1∼5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1% 급증했다.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보증해준 게 결국 보증 사고로 이어져, 지역신보가 소상공인 대신 돈을 갚아줬다는 이야기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대위변제액이 23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958억원)과 부산(841억원), 경남(782억원), 인천(620억원), 경북(599억원), 대구(545억원) 순이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4303억원, 5076억원이던 대위변제 규모는 지난해 1조712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때 빌린 대출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대출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신보의 대위변제 규모는 앞으로 계속 커질 수 있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 전반의 연체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10조8000억원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소상공인 경영 지표를 봐도 사정이 나아질 기미는 안 보인다. 한국신용데이터 ‘1분기 소상공인 경영지표’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31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나 감소했다.

지난 1∼5월 ‘폐업’ 사유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65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3% 늘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2020년 7300억원에서 2021년 9000억원, 2022년 9700억원 계속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1조2600억원) 1조원을 돌파했다.

양 의원은 “고물가·고금리에 내수 부진까지 지속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연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관행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소비를 진작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등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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