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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느려터져서 안타요”…중앙 차로 있어도 소용 없어, 버스 이용률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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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학회 정책토론회
서울 버스 이용률 20%, 역대 최저
광역버스 늘자 중앙차로 속도 감소


매일경제

1일 교통학회에 따르면 2022년도 서울 버스 이용률은 20.1%로, 2021년보다도 4.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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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 이용률이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용이 다시 늘어난 지하철과 달리 버스이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통학회가 버스 준공영제 20주년을 맞아 1일 개최한 ‘서울시내버스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정책토론회에 따르면 서울버스는 2022년 기준 교통수송분담율이 20.1%를 기록했다. 버스의 수송분담율은 직전해(24.9%)보다도 4.8%포인트 감소했다. 2000년 이후 26~28% 선을 유지하던 서울 버스 수송분담율이 20%대로 내려간 것은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2000년도에 19.1%였던 승용차 이용은 2022년 기준 27.3%로 껑충 뛰었고, 지하철 이용률도 같은 기간 35.3%에서 43.5%로 증가했는데, 버스만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버스 이용 승객 수는 13억1800만명 수준으로, 아직 코로나 이전 14억명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버스 수송분담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승용차 이용이 급격히 늘면서 버스 이용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버스가 승용차보다 느려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도심을 지나는 중앙버스 전용차로 속도는 2022년 기준 시속 17.2km 로, 시속19.2km 인 승용차보다 2km 가까이 느렸다. 발표자로 나선 황보연 서울시립대 교수는 “버스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면서 “버스의 교통수단분담율이 계속 낮아지면 운영적자가 가중돼 대중교통 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안전운행에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교통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종합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신도시 건설로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가 늘어난 것이 중앙차로 속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므로, 버스는 서울시 외곽까지만 운영하고 이후에는 지하철 환승을 통해 최종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환승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30년 대중교통분담율 75%라는 서울시 목표를 달성하려면 버스 시설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 교수는 “정부는 현재 도로에 재원의 61%를 배정하고, 교통체계 관리계정에는 3.1%만 배정하고 있는데, 교통시설특별회계 내 교통체계 관리 계정 재원을 10%까지만 늘려도 버스 등 교통복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운행제한·교통유발부담금 등 승용차 수요 억제 정책과 대중교통 우선신호 도입, 중앙차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굴절형 버스 도입 등 버스 개선책이 동반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대한교통학회는 오는 9월에도 준공영제 발전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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