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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AI 업계 ‘합종연횡’ 주도권 다툼…유럽연합, 반독점 조사 칼날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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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월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의 출시와 관련해 삼성-구글 사이의 동맹이 강조됐다. 사진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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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빅테크 기업 간 ‘동맹’이 유럽연합의 반독점 조사 대상 목록에 하나둘 오르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를 갖춘 소수 빅테크 기업들이 뭉쳐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의 인공지능 시장 진입을 막고, 소비자 후생을 해칠 수 있다고 봐서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 등에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 나노’가 탑재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이 다른 인공지능 개발사의 접근을 차단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경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삼성전자의 특정 기기에 제미나이 나노를 선 탑재한다는 구글과 삼성전자 간 합의의 영향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구글에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 나노와 제미나이 프로를 탑재해 왔다. 구글은 유럽연합의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정한 지배적 기술 플랫폼 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지피티(ChatGPT)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가 맺은 파트너십도 유럽연합의 반독점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엠에스는 130억 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오픈에이아이의 지분 49%를 보유한 대주주로 알려져있다.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는 출시 이후 엠에스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통해 독점적으로 제공됐다. 베스타게르 수석부집행위원장은 “동맹이나 협력 관계가 사실은 한쪽이 다른 일방에 지배적 영향력을 갖는 데 대한 위장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파트너십이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관련 질의서를 엠에스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러한 예비 질의는 유럽연합 반독점 당국의 공식 조사로 이어지곤 한다”면서 “만약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시정 명령이나 과태료 등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2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앱 스토어 운영 방식이 디지털시장법 위반이라는 예비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엠에스가 화상회의 서비스인 ‘팀즈’를 ‘오피스 365’, ‘마이크로소프트 365’ 같은 업무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묶어서 판매함으로써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한편, 현재 유럽연합은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통해 ‘구글 쇼핑’, ‘구글 호텔’ 등의 자사 서비스를 경쟁 서비스보다 먼저 보여주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서 기본 설치 소프트웨어 삭제나 웹 브라우저 등 운영체제 기본 설정 변경 등에 어려움은 없는지도 조사 중이다. 메타도 페이스북 등에 가입시에 이용자에게 포괄적으로 이용 동의를 받은 개인정보를 광고 목적으로 활용했는지 조사받고 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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