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오전 5시 5분과 15분쯤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장연은 북한이 지난해 3월 14일 KN-23 개량형을 쏜 지역이다.
첫 번째 미사일의 경우 600여㎞를 날아가 동해상인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두 번째 미사일이다. 군 당국은 비행거리가 120여㎞에 불과한 해당 미사일이 초기 단계부터 비정상 비행을 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 발사 훈련 중 한 발은 성공했지만 다음 한 발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두 번째 미사일의 비정상 비행 추정 근거로는 방향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미사일이 동북쪽으로 향하면서 풀업 기동 등 KN-23 비행 특징을 나타내며 청진 앞바다로 향한 방면 두 번째 미사일은 북쪽으로 치우쳐 발사된 뒤 SRBM의 정점 고도에 미치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소실됐다.
합참 관계자는 “공중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리로 따지면 공중폭발 시 평양 인근에 잔해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해 급히 다시 도발에 나섰다가 다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미사일 도발 뒤 다탄두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군 당국은 고체연료 기반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공중폭발한 것이라고 영상까지 공개하며 반박했다.
KN-23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에는 수출용 미사일의 성능 개량 또는 과시 목적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KN-23의 발사 실패가 맞는다면 북한제 무기체계의 신뢰성에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이은 미사일 도발에 맞서 수일 내 최전방 지상 포병 사격 훈련을 할 계획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로 중단된 해당 훈련을 약 6년 만에 재개하면서 강력한 대북 억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겠다는 취지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은 이번 주 초 군사분계선(MDL) 5㎞ 지역 내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MDL 5㎞ 지역 내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은 2018년 9·19 합의 이후 실시하지 못했다. 이에 강원 화천군 칠성사격장, 경기 연천군 적거리사격장, 경기 파주시 스토리사격장은 사실상 폐쇄에 들어갔다.
이번 지상 포사격 훈련은 그간 폐쇄된 사격장 중 1~2곳에서 우선 실시될 전망이다. 이후 최전방 야외기동훈련 등도 잇따라 진행하면서 대북 경고 메시지의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순차적인 훈련 재개는 9·19 합의로 정지됐던 모든 방어훈련의 복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정영교·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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