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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반독점' 파헤치는 EU…삼성·애플 AI폰에도 불똥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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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삼성·구글의 갤S24+제미나이 내장 협력 조사 검토

빅테크의 AI 경쟁 저해 행위 초점…MS·오픈AI도 추가조사

DMA 위반 1호 기업 찍힌 애플…아이폰 AI의 EU 도입 보류

뉴시스

구글 제미나이. (사진=구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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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글로벌 빅테크들에게 '반독점' 철퇴를 날리고 있는 유럽연합(EU)이 이번에는 AI(인공지능) 서비스를 겨냥하고 있다. 당장 올해 초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로 본격화된 삼성전자와 구글의 생성형 AI 협업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애플도 EU 디지털시장법(DMA)의 영향으로 유럽 내 판매 기기에 AI 기능 탑재를 보류하기로 했다.

EU는 앞서 DMA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앱마켓을 겨냥한 결과 유럽 시장에서는 앱마켓 간 장벽을 허물고 이용자들이 모든 앱마켓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최근에는 AI폰을 두고 글로벌 기업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EU가 각기 다른 AI 서비스 간 호환성을 강제할 경우 AI 폰 시장에도 일부 영향이 미칠 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AI 협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 필요성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AI 기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나노'가 내장되는 것을 두고 선탑재의 효과를 살펴본다는 취지다.

구글은 EU DMA 법이 규정하고 있는 게이트키퍼 기업 중 하나다. DMA는 게이트키퍼 기업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호환을 허용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조사 또한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구글의 AI 모델이 내장되는 것이 여타 AI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거나 경쟁을 저하하는 지를 살펴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EU는 또다른 게이트키퍼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반독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U가 앞서 진행한 조사를 통해 MS와 오픈AI의 협업이 기업 인수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긴 했으나,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MS가 파트너십을 통해 일방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더해 EU는 MS가 생성형 AI 서비스 대표주자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손을 잡고 다른 AI 업체의 경쟁력을 저해하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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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이 10일(현지시각) 진행된 WWDC24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용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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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빅테크의 AI 반독점 여부를 전방위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이미 EU 회원국 내에서 AI 기능 탑재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도 DMA 지정 게이트키퍼 기업인 만큼 자사 서비스를 제3자와 호환시켜야 하는데, AI 기능까지 개방할 경우 보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부터 탑재될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등을 EU 국가 판매 기기에는 적용을 보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미 EU는 애플이 DMA 위반 1호 기업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제3자 앱스토어나 앱 설치에 핵심 기술 수수료를 받는 애플의 앱마켓 운영방식이 DMA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DMA를 위반하면 전세계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AI 기능으로 호환성 문제가 또 불거질 경우 앱스토어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는 만큼 애플이 EU 회원국에서는 아예 AI 기능 도입을 보류해 문제를 원천 차단한 것으로 읽힌다.

EU 규제 철퇴를 정면으로 맞은 애플이 이처럼 회피 전략을 꾀하는 상황에서 구글과 함께 EU 조사 대상이 된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EU의 주요 타겟은 게이트키퍼 기업인 구글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 또한 이번 조사를 두고 "제미나이 사전 설치 효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정보를 요청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삼성전자에 큰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 S24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AI 기기는 기본적으로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가 탑재돼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삼성 가우스를 기반으로 하고, 외부 서버와 연동되는 클라우드 AI는 구글 제미나이와 연동되는 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 AI를 위해 구글과 손을 잡긴 했으나, 클라우드 AI는 구글 외 여타 기업과의 협업도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구글 제미나이 외 다른 AI 서비스도 자사 기기에 도입함으로써 반독점 의혹을 떨쳐낼 수 있는 셈이다.

올해부터 AI 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과 오픈AI 등 빅테크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EU도 앱마켓 사례와 같은 'AI 독과점'이 재발하지 않도록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은 "AI 관련 시장의 다양한 관행에 대한 여러 가지 예비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U의 AI 반독점 철퇴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지, 유럽의 'AI 갈라파고스화' 같은 악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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