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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6월말 3일새 1조 쓸어갔다...주담대 급증에 당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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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규제 강화에 쏠린 대출
당국도 예상보다 숫자 커 당황
“상황 지켜보며 관리 하겠다”
은행들, 하반기 주담대 관리들어갈듯

기업대출 상반기에만 44조 늘어
가계대출 대안으로 대기업대출 급증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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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5조8000억원 이상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화된 대출규제인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6월 막판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실행에 옮기면서 당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폭이 기록됐다.

1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6월 주택담보대출 실행은 상당수가 6월 26~28일에 몰렸다. 5대 시중은행에서 25일까지 실행된 주담대와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28일까지 실행된 신규 주담대 잔액 차이는 1조원이 넘게 차이가 났다. 주담대를 신청한 후 실행되기까지 1~2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6월 중순께 서류가 접수된 것들로 보인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7월 부터 스트레스DSR을 시행해 주담대 한도를 줄이겠다는 일정을 발표한 터여서 제도 시행전 막판 수요가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지난 주 스트레스 DSR 시행 시점을 9월로 미룬다고 발표했으나, 그 전에 이미 주담대 신청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의 급증에 당황한 눈치다. 스트레스 DSR의 시행이 9월로 밀린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남은 7~8월에도 계속해서 주담대를 실제 필요 보다 많이 받아두려는 사람들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여름에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계절적 대출 수요가 있어 가계대출이 연초보다 더 많은 편”이라며 “가계대출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어 늘어나면 이를 더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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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가 마무리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은행도 부담스럽다. 5대 시중은행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3년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중 5조8000억원 이상 불어난 주담대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시 금리와 대출 한도 등에 대한 조정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의 관리에 나설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이 급증한 가계대출의 관리를 엄격히 하면 다른 수익처를 찾는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올 상반기 기업대출 영업에 소극적이었던 던 KB국민은행 등은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여신을 공격적으로 늘릴 태세다. KB국민은행은 이미 2분기 들어 본부 차원에서 기존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대폭 할인된 금리를 내어 줄 수 있는 특별금리승인제도를 도입, 14조원에 달하는 한도를 부여한 상태다.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은행들은 건전성 등을 살필 가능성도 있다.

6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11조3481억원으로 작년 말(767조3139억원)과 비교하면 44조원이나 늘었다. 특히 우량대출로 분류되는 대기업대출의 경우 기업대출 증가액의 절반 이상인 22조4537억이나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하반기에 우량기업 여신을 늘려가면서도 건전성 관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과 건실한 중견·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은행권 영업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6월 말 기준 총수신잔액은 2003조7392억원으로 전월대비 0.74% 증가했다.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 증가는 미미했던 반면, 막판 특판적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적금 잔액은 34조6084억원으로 전월 대비 3.4%나 늘어났다.

다만 투자를 위해 잠시 대기시켜두는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과 MMDA(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 잔액도 638조8317억원을 기록, 전월 대비 3.82% 증가했다. 지난 4월과 5월까지만 해도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과 MMDA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6월엔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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