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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코 박사 이상덕 원장의 코 건강이 인생 건강] 일 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 달고 사는 사람들... 면역치료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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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이런 계절의 변화가 썩 반갑지 않지만, 어떤 이는 ‘드디어~’ 라며 소리 없는 환호성을 지른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다. 봄에 소나무나 참나무 꽃가루가 날리면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이 꽃가루가 없어지면 비염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그렇다. 하지만 꽃가루가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같은 비염 증상이 여전하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항원)이 코로 들어왔을 때 콧속 점막이 과잉 면역 반응, 즉 알레르기를 일으켜 염증이 생기고 붓는 질환이다. 재채기가 나고, 물 같은 콧물이 쏟아지며, 코도 막히는데, 눈이나 코, 입 주위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이 코로 들어오면 생기고, 항원이 사라지면 증상도 없어진다. 그런데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은 꽃가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알레르기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항원은 침구류에 사는 집먼지진드기고 다음이 꽃가루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털이나 분비물, 곰팡이, 바퀴벌레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환자의 약 80%가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고, 두 가지 이상의 항원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절반이 넘는다. 또 꽃가루도 봄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과 가을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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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참나무 꽃가루 때문에 괴로웠던 봄이 지났는데도 비염 증상이 여전하다면 봄 꽃가루 외에 다른 항원에도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알레르기 검사로 어떤 항원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항원을 정확하게 알아야 그에 맞는 대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검사(skin prick test)와 혈액검사(MAST)를 많이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주로 약물로 치료하는데, 반응이 좋아 비교적 빨리 증상이 좋아진다. 문제는 재발이다. 항원을 100% 차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증상이 잘 관리되다가도 아주 강한 항원에 노출돼 다시 시작되면 이후에는 약한 항원에도 코가 먼저 반응한다. 그래서 ‘치료가 반, 관리가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염 근본 치료에 도전하는 면역치료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아주 약한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더 이상 항원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즉 과잉 면역반응(알레르기)이 생기지 않게 하는 치료법이다. 모든 항원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효과적이다. 알약이나 용액 형태로 된 항원을 혀 아래 점막에 접촉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3-4년 꾸준히 치료하면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4-5년 정도 효과가 지속되고, 경우에 따라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달고 살 바에, 한 번 해볼만한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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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원장.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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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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