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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시청역 교통사고, "남편은 착실한 운전사" 급발진 주장...목격자·전문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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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현직 버스 운전사로 알려져
목격자, 사고 차량 스스로 멈춰


파이낸셜뉴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전날 발생한 시청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의 사고 차량을 견인차를 통해 옮기고 있다. 2024.07.02.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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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9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60대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목격자들이나 전문가들은 급발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역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 A씨는 조선호텔에서 나와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 스스로 멈춰 섰다.

이후 A씨는 사고에 대해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 등이 아닌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씨는 운전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할 수 있는 버스 운전사라는 사실이 전해졌고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A씨 옆에 타고 있던 부인 B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남편은 음주를 하지 않았고, 사고 직후 경찰이 바로 측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시내버스를 운전해왔고 착실한 버스 운전사였다"면서 “갑자기 급발진하면서 역주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장 목격자들은 급발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목격한 40대 박모씨는 "급발진은 전혀 아니다"라며 "급발진할 때는 발진이 끝날 때까지 박았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딱 멈췄다"고 주장했다.

실제 사고 차량이 뭔가에 추돌한 후 멈춘 것이 아니라 사람을 친 후 스스로 멈추는 장면이 CCTV 등에 포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도 급발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급발진은 급가속이 이뤄진다. 그다음에 차량의 구조물을 추돌 또는 충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며 "보통 급발진 차들은 차량의 전자장치 이상으로 인해서 속도에 오히려 가속이 붙는데 이것이 차량이 정상화돼서 이게 속도가 준다든지 차량을 운전자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전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염 교수는 "급발진이 보통 브레이크를 밟는데 급발진 차주들은 풋브레이크를 밟아도 브레이크가 딱딱해진다고 말씀들을 많이 한다"며 "일단 브레이크가 밟아지지 않기 때문에 제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가속은 더 붙게 되고 그러니까 결국은 요리조리 피해서 차량을 피하려고 하고 또 보행자를 피하려고 하다가 보면 결국은 어떤 구조물들에 받혀서 속도가 멈추게 되는 그런 상황인데 지금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려면 아마 더 가속하고 나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사고의 원인이 A씨의 과실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고령 운전자의 자격 유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찰은 "시청역 사고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며 "피의자 진술이며 사고차량을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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