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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트럼프 면책 특권 인정, 족쇄 푼 美대법…대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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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 “재임 중의 공적 행위에 대해선 면책 특권”

‘성추문 입막음’ 혐의는 재임 이전 행위로 면책 특권 예외

트럼프 승기 소식에 채권시장은 불안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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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 특권을 일부 인정하면서 그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재판이 11월 대선 전에 열릴 가능성이 거의 사라지면서 사법리스크로 인한 부담을 덜게 되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소식에 채권 금리가 오르며 채권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은 재임 중의 공적 행위에 대해선 면책 특권이 있으나 사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뒤 하급심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를 판단하라고 넘겼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 적용 범위에 대해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6대 3 의견으로 대통령 면책 특권을 일부 인정하며 사실상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의 4개 범주 가운데 법무부 당국자들과 대선 후 진행한 각종 논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면책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 결과 인증을 거부할 것을 압박한 혐의 ▷허위 친(親) 트럼프 선거인단 구성과 관련한 역할 ▷1·6 사태(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의 2021년 1월6일 의회 난입사태) 관련 행동이 면책 특권 적용 사안인지 여부는 하급 법원의 판단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기소된 사건 본안 재판이 대선 전에 시작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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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사건에 대한 대법원 의견서.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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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2일부터 하계 휴정기를 갖고 10월 첫째 주에 재개정하기 때문에 하급심 법원의 판단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항고하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대선 이전에 나오기 어렵다.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공소 취하를 요구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행위에 대한 면책 여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사건 중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2건)와, 퇴임 후 기밀자료 보관 건에 관련이 있다.

다만 일부 혐의들은 사적 행위로 판단 될 수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이전에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는 이 같은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기에 아직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풀턴 카운티 재판의 경우 2021년 1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전화해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잇는 ‘표를 찾아 내라’는 취지의 압력을 가한 것이 공적인지 비공적 행위인지 판단해야 한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이날 대법원 판결을 분석하며 “풀턴 카운티에 기소된 대부분의 혐의는 트럼프가 후보로 행한 행동으로 사적인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앤소니 마이클 크라이스 조지아주립대 법학 교수도 AJC 팟캐스트에 출현해 “대법원 결정에 따라 주정부 관리들과의 대화는 면책권 범위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여 기소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미 뉴욕 법원에서 1심 유죄 평결이 내려진 성추문 입막음 돈 제공 관련 회사서류 조작 건의 경우 행위 시점이 대통령 취임 전이기 때문에 면책 특권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사건에 대한 형량 선고는 오는 11일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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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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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에도 그의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선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달 10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등록 유권자 903명(오차범위 ±3%p)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추문 입막음돈 의혹 유죄 평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여론조사상 조 바이든 대통령에 오차범위내 우위를 보였다. 당일 선거가 열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41%를 차지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2%포인트 뒤진 39%로 집계됐다.

타이 콥 변호사는 미 CNN방송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박해가 유죄 판결보다 선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1일 미 국채 금리는 몇 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9bp(1bp=0.01%포인트) 올라 연 4.65%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5%에 근접했다. 트레이더들은 지난주 이루어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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