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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중 플랫폼들, ‘국수주의 게시물’ 이례적 단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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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국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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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강사들과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의 원인으로 중국 내 반외국인 정서가 지목되는 가운데, 중국 주요 인터넷 플랫폼들이 국수주의적인 게시물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고 단속에 나섰다. 지난해 시작돼 점점 심각해지는 외국인 투자 감소를 의식한 조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넷이즈, 텐센트, 더우인(틱톡), 바이두, 시나웨이보 등 중국의 주요 인터넷 플랫폼들은 지난달 29~30일 일부 이용자가 극단적 민족주의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넷이즈는 “(일부 이용자가) 국수주의 정서를 선동하고자 부적절한 댓글을 달고 사실을 조작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했고,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도 이날 “반일 정서와 극단적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콘텐츠가 있다”며 관련 콘텐츠 836건과 관련 계정 61개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한 달 새 미국인 강사 4명이 중국인에게 습격당하고 일본인 모자가 습격을 받는 등 외국인 피습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본인 모자 피습 사건 때 이를 막다 부상당한 중국인 여성이 지난달 말 사망하자, “그는 배신자다”, “왜 일본인을 도왔냐”는 등의 댓글이 달리고 “일본은 침몰해야 하고, 일본 민족은 말살돼야 한다”는 등의 극단적인 내용의 게시물이 등장했다.



중국에서 부적절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는 계정이나 댓글이 삭제·금지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대규모 플랫폼들이 한 목소리로 이에 대한 부적절성을 밝히고 대응에 나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온라인 플랫폼들이 중국 당국의 지도를 받는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뒤에서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이 극단적인 민주주의적 발언을 통제하겠다고 밝힌 적은 거의 없었다”며 “인터넷 플랫폼을 관리하는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등의 명령이 있었을 수 있다”고 평했다.



이런 국수주의적 행동에 대한 견제 분위기는 최근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감소를 의식한 조처일 수 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0% 감소했는데, 중국에서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1년 이래 처음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는 더욱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1~5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2% 줄었다. 중국이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이며 외국인이 살기에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외국 자본의 이탈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경제 사령탑이라 불리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1일 ‘외자 공작(업무) 좌담회’를 열어 “현재 외자 유치 공작이 직면한 새 형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불합리한 제한을 깨고 국내기업과 외자기업을 차별없이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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