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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슈퍼 엔저, 해소 쉽지 않아···한국 수출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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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 ‘추락하는 엔화, 전망과 대응’ 세미나

최근 5년 한··일 환율 추이(2019년 1월=100)


경향신문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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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엔화 가치의 역대급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부채 이자 증가 부담으로 인한 금리 인상 한계 때문에 엔저 현상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엔저로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추락하는 엔화, 전망과 대응’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만 해도 140엔대 수준이었지만 이후 엔화 가치가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 157엔대를 기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161.72엔을 보였다. 이 같은 환율은 1986년 12월 이후 37년6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과 변정규 미즈호은행 서울지점 자금실 그룹장은 ▲아베노믹스 시기 과감한 양적완화에 따른 과도한 채무 ▲기준금리 인상 시 채무 이자 부담 능력에 대한 의문 ▲미국의 대폭적 금리 인하가 없을 시 미·일 간 금리차 등의 이유로 앞으로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과 엔화 가치 회복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식 실장은 “엔저 현상은 미·일 금리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며 “일본의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외화(달러) 유입이 동반되지 않는 소득수지 위주여서 엔화 안정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정규 그룹장은 “일본은 국가부채 이자 증가 부담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섣불리 할 수 없는 재정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일본 국채 금리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 감액 등의 영향으로 상승 기조에 있으나 미·일 금리차 감안 시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 국면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타나베 쓰토무 도쿄대 교수는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의 경직적인 물가와 임금, 일본과 미국의 상이한 통화정책으로 인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은행에서 물가와 임금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국가부채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이러할 경우 현재의 과도한 엔저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엔저가 지속되면 한국 기업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박상준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는 “일본 기업은 상품 단가를 엔화 가치가 절하된 폭만큼 낮추지 않아 영업이익이 극대화되는 중”이라며 “만약 원화가 엔화를 따라 절하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문위원은 “한·일·중의 유사한 산업과 수출 구조를 고려하면 3국 통화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국내 산업과 기업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으로 애로를 겪는 와중에 슈퍼 엔저 장기화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초엔저 양상이 심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출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고, 일본에도 득이 될 것이 없다”며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 등 수출지원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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