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어린이 캠프가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상대로 '군사식 훈련'을 연상시키는 활동을 했다가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남부의 한 캠프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자비한 훈련을 강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비판 여론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일각에선 이를 '악마 훈련'이라고 칭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교관이 야외 수영장에서 11세 소년의 머리를 물속에 강제로 밀어 넣는 모습이 담겼다. 소년의 양손은 등 뒤에 묶여 있었다. 교관의 손에 이끌려 가던 소년이 계속 물속에서 발차기하다 속도가 줄면 교관은 "더 빨리! 더 빨리!"라고 외쳤다.

중국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군대식 훈련’을 시키는 캠프가 등장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지출처 = SCM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캠프 책임자는 "많은 아이가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영상 속 소년은 소심한 모습을 보였고, 해당 훈련은 그가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수영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영장 물은 90cm 깊이로, 어린이가 물에 빠질 위험이 없고 수질도 깨끗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훈련은 부모들이 볼 수 있도록 실시간 중계를 한다"고 덧붙였다.

캠프는 수영 외에도 매일 아침 달리기 등 다른 활동이 있다고 했다. 캠프 책임자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우리 캠프로 보내 강한 성격, 의지력, 좋은 생활 습관을 기르고자 한다"며 "아이들의 안전은 보장된다"고 했다.

다만 중국 심리 치료사 마리는 "이러한 방법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심리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는 "어린이가 좌절과 스트레스에 대해 취약하다면 이런 접근 방식은 회복력을 기를 수 있기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SCMP에 따르면 2018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캠프에는 500~600명의 어린이가 참가한다. 비용은 체류 기간에 따라 2000~7000위안(38만~132만원)이다.

한편 중국에선 어린이를 위한 군사식 훈련 캠프가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는 어린이들에게 규율, 팀워크, 체력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다른 어린이 군사식 훈련 캠프는 광고를 통해 "당신의 자녀가 휴대전화에 중독돼 있고 주의가 쉽게 산만해지고 공부를 하기 싫어하고 노인을 존중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여기로 오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당신의 자녀를 더 독립적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